3분기 실적 발표후 외인-기관 파는데 치중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겨울잠이 무서운 것일까. LG전자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발표했지만 정작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은 실적발표 후 주식을 파는데 치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LG전자의 3분기 실적발표 직후인 22일부터 지난 6일까지 12거래일 중 외국인은 7일을, 기관은 9일을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는 외국인이 83만3754주, 기관이 37만5950주를 기록했다.
특히 실적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2일에는 공매도 수량만 43만4185주를 기록, 당일 거래량 191만3813주의 22.69%를 차지했다. 실적발표 후 향후 주가에 대한 전망을 그만큼 어둡게 봤다는 얘기다. 지난달 22일에는 주가도 한꺼번에 4.98%(6000원)나 빠지며 시장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액 13조8998억원(전년동기대비 +15.7%), 영업이익 8502억원(+49%)을 기록, 3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비록 2분기 대비 매출 4.1%, 영업이익 25%씩 감소했지만 계절적 비수기를 감안해 에어컨 사업을 제외하면 견조한 실적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였다.
문제는 4분기에 대한 우려. 상당수 증권사들이 4분기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을 냈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파는데 치중하며 바닥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들은 계절적 비수기가 이어지는 내년 1분기까진 강한 반등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점수를 줬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은 마케팅 및 연구개발(R&D) 비용의 가파른 증가와 연말 대대적인 유통 재고조정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실적의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증권은 지난달 22일 LG전자 목표가를 15만3000원에서 14만1000원으로 내렸다.
유진투자증권도 4분기 전 사업부문에 걸친 마케팅 및 R&D 비용의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휴대폰 부문의 수익성 약화는 단순한 마케팅 비용 증가를 넘어서, 주력 시장의 스마트폰 비중 증가에 따른 제품 경쟁력 약화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마트폰에 대한 제품 개발력 및 어플리케이션 대응력이 확보되지 않는 한, 단기간 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유진투자증권은 LG전자 목표주가를 14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내렸다. 환율조정과 함께 휴대폰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글로벌 기준 영업이익 전망을 각각 6.7%, 8.7%씩 하향조정한 결과다.
한편 수급의 열쇠를 쥔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매도로 21일 12만500원에 마감됐던 LG전자는 6일 10만7500원으로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특히 지난 4일 장중에는 10만5000원까지 밀리며 지난 5월25일 10만4000원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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