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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의 속풀이 vs 대중의 관음적 욕망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영화 '여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현실과 허구사이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독한' 토크를 풀어낸다는 데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여배우들은 아름답게 흔들리는 존재다. 한없이 멀고 아름다운 여배우들은 대중들이 원하는 환상을 주기에 적합하지만 정작 여배우, 그들도 하루하루 연명하는 한 인간이기에 그 환상을 영원히 또는 단절없이 지켜주기는 어렵다. 그 사이에서 그들은 고뇌한다.

이번 영화는 여배우들의 속풀이와 여배우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음적 욕망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일례로 시사장에서 옆자리에 앉아 '여배우들'을 지켜보던 저명한 한 평론가도 여배우들이 등장하자 카메라폰을 꺼내 '찰칵'하고 그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만큼 여배우들의 모습은 보고싶고 만지고 싶고 가지고 싶지만 멀리 있어 더 좋은 그런 존재다. 이처럼 카메라가 꺼진 뒤 실제 여배우들의 생활을 지켜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는 점이 이 영화의 재미다.


여배우들의 입장에서는 영화를 가장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중에게 할 수 있다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했을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하면 '이것도 영화인데 뭘 그래'하고 살짝 발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대화는 좀 더 과감할 수 있었을까. 실제로 최지우가 받아 본 대본은 너무도 얇아 '겁이 덜컥났다'고 하니 즉흥연기와 본심이 실제로 많은 부분을 차지했음을 짐작해 볼 수도 있겠다.

영화는 크리스마스이브 날 촬영현장에 모인 '여배우들'의 뒷얘기다. 유명 패션 잡지 화보 촬영 현장에 모인 여섯 여배우들은 서먹한 관계와 덜 풀린 전날의 피로 속에서 기싸움과 눈치보기를 시작한다. 막내인 김옥빈은 '선생님'들이 '커피' '라이터' 등을 찾을 때마다 벌떡 일어나지만 문제의 것들을 찾아 돌아오면 어느새 한발 늦어버려 머쓱하다. 얼굴이 붓고 몸이 찌뿌듯한 '지우히메'는 혼자 있고 싶다. 이를 곱게 볼 리 없는 쉬다 온(?) 선배 고현정은 괜스레 시비를 건다.


자기가 제일 돋보여야 사는 이들 여섯 여배우들. 결국 쉴 새 없는 기싸움에 폭발한 최지우는 촬영장을 박차고 나가버린다. 쉼 없이 흔들리는 카메라는 위태로운 그들의 모습을 탄력적으로 담아낸다.(많은 사람들은 멀미를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숙의 말처럼 '배우 안했으면 뭐했을까' 싶은 '천상 여배우'들이기에 소소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펄펄 내리는 눈에 금 새 기분이 좋아진 최지우는 군고구마 한 봉지를 사들고 '밖에 눈온다'며 촬영장으로 돌아온다.


'대한민국 여배우'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어느 새 샴페인 잔을 들고 앉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속 얘기를 털어놓는다. 이미 물 건너간 듯 보이는 촬영은 접어둔 채 여배우로 산다는 것에 대한 넋두리를 풀어낸다. 이들의 대화는 딱히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지만 충분히 공감이 갔다. 40년이 넘게 연기활동을 해 온 윤여정의 연기인지 실제일지 모를 대사들은 영화 속 '여배우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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