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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볼모 잡힌 내년 예산안

14일 수정안 발표 정국 최대 분수령…"역대 국회중 가장 느림보"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여야가 2010년도 예산안 처리시기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정기국회 종료시기인 9일까지 예산처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가운데 서두르는 여당과 늦추려는 야당이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여당은 "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야 한다"며 심의를 서두를 것을 주장한 반면, 야당은 "적자재정과 4대강 예산심의를 꼼꼼히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속내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일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가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치적 셈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세종시 문제가 4대강 예산과 맞물려 움직이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4대강 예산을 처리한 뒤에 세종시 문제를 순차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1일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면 충청권에 대한 설득작업과 함께 반대론자(친박계)들을 돌려세워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장외투쟁의 강도를 높이면서 4대강 예산심의와 연계할 경우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당초 마지노선은 9일이었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다"면서 "그래도 이달 중순 전에는 처리해야 한다. 두바이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으로 인한 파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집행을 적기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예산심의가 빨라야 이달 중순은 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계연도까지 최대한 끌고 가면서 4대강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면 4대강 예산심의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 대표가 밝혔듯이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심화될 경우 김형오 국회의장이 예산안 심사기일을 지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의장은 전날 국회 기관장 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이 도래하고 있는데도 예결위가 가동조차 못하고 있는 것은 국회의 임무를 방기하는 것으로 무슨 말로도 국민에 변명할 수 없다"면서 "올해가 역대 국회 중 예산안을 예결위로 넘기는 가장 늦은 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또 "지난 해에는 금융 위기라는 세계적 사태가 있었고, 그 전에는 전국적 선거가 있었는데, 올해는 이러한 문제도 없음에도 여야가 예산안 처리를 못하는 것은 대단히 중대한 문제"라며 예산안 심사를 조속히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김정훈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25일 심사기일 지정을 요구했으나, 김 의장이 한 차례 거부한바 있다. 김 의장측 관계자는 "법정시한을 또 지키지 못한 것은 문제점이 있으나 현재 여야가 의사일정을 협의해 진행하고 있어 심사기일 지정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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