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전일 코스피지수는 글로벌증시의 안정세와 함께 2% 넘게 반등하며 31.10p 상승한 1555.60p로 마감했다. 특히 자금이탈이 우려됐던 외국인이 하루 만에 12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반등을 이끌었다.
1일 증시 전문가들은 두바이 충격이 지난해 서브프라임과 같은 대형 악재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식 발표된 두바이의 대외채무는 800억 달러로 서브프라임에 비해 미미한 규모고 충격이 확산되기 전에 선진국들의 선제적 대응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전일 뉴욕증시도 두바이사태의 안정화와 함께 상승 마감했다. 두바이월드의 디폴트 가능성, AIG 우려감 등이 불거지면서 장중 하락했으나 지표 호재, 두바이 채무재조정 가능성 등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34.92포인트(0.34%) 오른 1만344.84p에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 충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다면 코스피지수가 120일선을 회복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질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소비심리 회복 등 국내외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과거 흐름을 고려해 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120일선을 중심으로 한 등락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주 예정된 미국의 매크로지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난다면 경기회복 지속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전일 증시는 두바이월드 쇼크에 대한 과민반응의 해소라는 성과를 거뒀다. 금융 리스크의 파급력이 통제를 벗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다소나마 덜어낸 만큼 향후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유지된다. 재차 순매수세를 이어간 외국인투자자들의 동향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주변국과 비교했을 때 되돌림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전일 장세가 시사하는 바도 분명하다. 증시의 전반적인 체력은 부족하고, 국내 경기의 회복 속도 및 미국 소비 경기의 불안정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제반 여건들의 개선세 없이는 지난달 형성되었던 제한적인 횡보장세로의 회귀 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120일 이동평균선의 회복 및 지지력 형성에 우선적인 초점을 맞추되 적극적인 대응은 여전히 유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120일선을 하회한 KOSPI는 경기모멘텀이 유효하다는 판단하에 중기추세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대내외 환경과 과거 흐름을 고려했을 때 향후 1주~2주 가량은 120일선을 중심으로 한 등락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른 투자전략도 120일선을 중심으로 단기 Pull & Push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경우 단기전략 측면에서는 우선 내수소비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경기지수의 단기모멘텀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판매액지수가 증가세를 유지하며 차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승용차, 가전제품, 의복, 오락 취미, 음식료품 등 대부분의 소비재 판매가 증가하는 등 내수관련 소비업종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IT 및 자동차에 대한 매력도가 증가할 전망이다. 주가가 선제적으로 조정을 받은 상태에서 2차 충격에 노출된 상태이지만 글로벌 경쟁우위를 통해 향후 꾸준한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부담으로 조정 폭이 컸다면, 최근 원/엔 환율이 재차 지난 9월 수준까지 상승하는 등 환율에 대한 부담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도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두바이 쇼크가 일시적 충격으로 마무리될 경우, 시장은 다시금 미국의 소비 회복에 주목할 전망이다. 지난 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의 소비액은 106.60억 달러로 지난 해 대비 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크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시장의 보수적인 컨센서스를 고려할 때, 일단 시장과 눈높이는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높은 실업률과 현존하는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미국인들이 본격적인 소비에 나서기 까지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더디게나마 소비는 분명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다양한 감세 정책과 역사적인 저금리, 정상화되고 있는 금융 시스템은 이러한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해 줄 것이다.
현 시점에서 두바이 쇼크의 실질적인 파급력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전일 언급한 바와 같이 본질적으로 두바이 건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나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비교시 그 규모가 미약하고 부실구조도 단순하다는 점에서 충격은 단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최근 미국 유통주들의 강세는 소비 회복의 시그널로 연말 산타랠리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을 확인하고 주식을 사자는 말은 고점에서 주식을 사자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상황은 분명 좋아지고 있고, 경기는 회복되고 있다. 국내증시 역시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여 저점 상향 시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주식시장이 지난주후반 두바이 쇼크(-75pt)에서 벗어나며 낙폭의 절반정도수준인 31pt(+2.0%) 가량 회복했다. 다만 120일선인 지수 1,560pt 회복 시도에 실패함으로 인해 금번 지수 충격속에 암묵적으로 경기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내재되어 있었음을 암시해 준다.
두바이 쇼크에 대해 막대한 오일달러를 보유한 아브다비정부가 선별적 지원을 약속한데다가 동유럽사태에서처럼 조만간 채권국인 선진유럽이 질서 있는 대응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두바이 쇼크는 일파만파가 아닌 만파 중 일파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비록 미 추수감사절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이번 주 예정된 미 매크로지표가 경기회복 지속을 답보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증시의 가격 복원 시도는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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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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