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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학풍 SK式 경영철학으로 '청출어람'

[재계 파워학맥] <6> 시카고大 패밀리 'SK'
故최종현 회장부터 계열사 임원까지 대이은 동문
교내 경제이론 접목 SKMS·SUPEX 새경영법 승화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김보경 기자] "내가 최 회장을 만난 것은 시카고대학 유학 시절이었습니다. 그 후로 우리는 그가 유명을 달리할 때까지 진한 우정을 나눴답니다"

고인이 된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을 기억하는 이들의, 그에 대한 진한 회고는 시카고대학에서 출발한다.


고 최 회장이 큰 기업인인 동시에 위대한 교육자였음을 부인하는 이는 없다. 그는 서울대 농과대학을 거쳐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당시 재벌 총수들 중에서는 과학과 인문학을 두루 섭렵한 특이한 학력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고 최 회장으로부터 시작된 SK그룹의 시카고대 인맥은 후대를 잇는 한줄기 맥(脈)이 되고 있다.

◆SK, 시카고 패밀리가 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과 더불어 대를 잇는 '시카고대 패밀리'다. 최 회장은 신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89년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들 '시카고대 패밀리' 영향 때문일까.


SK그룹은 한마디로 시카고대 일색이다. 주요 계열사 임원진까지 시카고대 학맥이 줄줄이 이어진다. 최 회장과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시카고대 유학 시절 함께 테니스를 치면서 연을 맺었던 것은 잘 아는 얘기다.


최 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지는 박영호 SK㈜ 사장은 물론 이정화 전 SK해운 사장도 시카고대에서 경제학과 정치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인재들이다. SK건설의 이용석ㆍ함윤성 전무와 박영철ㆍ우정구ㆍ가종현 SK텔레콤 상무, 박재광 SK에너지 GIC 담당 상무도 시카고대를 나왔다.


◆월화수목금금금…꼬리에 꼬리를 무는 '토론의 장'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있는 시카고대학은 '통화론자' 프리드먼 교수의 학풍으로 유명하다.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을 이끌어 온 이른바 '시카고학파'가 탄생한 곳.


고 최 회장이 IMF 위기가 닥치기 직전 "한국은 금리가 너무 높아 기업이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 어려우니 통화량을 늘려 이자율을 낮춰야 한다"며 늘상 주장했던 것도 시카고대 학풍의 영향과 결코 무관하지 않았다.


시카고대는 하버드와 예일대 등 아이비리그와 경쟁 속에 노벨상 수상자 최다 배출 대학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시카고대와 관련된 노벨상 수상자가 지난 100년 동안 84명에 달한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93년부터 10여년 동안 이 대학 법과대학원에서 헌법학 강의를 하기도 했다.


이런 학풍을 겪은 '시카고대 패밀리'가 유독 많은 탓일까. SK그룹의 후계 교육은 남달랐다. 그룹의 경영 이념은 추구하는 바가 확고하다. 그 중심에 '토론'을 즐기는 독특한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고 최종현 회장을 떠올릴 때면 토론을 즐겼던 모습이 먼저 생각난다는 이들이 많다. 자식들과의 소소한 토론에서부터 나아가 업무 중에도 그는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기를 즐겼다. 딱딱하고 무거운 주제는 넌센스로 풀었으며 가벼운 이야기에는 진지함을 담아 자신의 철학을 전달했다. 그게 몸에 밴 그런 사람이었다. 한번 시작한 토론은 반나절은 훌쩍이며 주말까지 이어지기 일쑤였다.


고 최종현 회장의 시카고대 학풍식 릴레이 토론은 현재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아들 최 회장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책과 서류들로 가득 한 그의 집무실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받은 최 회장은 평소 임원들과 이런 저런 주제를 놓고 토론을 즐기며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의문을 갖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SK그룹의 대표적인 경영관리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고안한 고 최종현 회장은 지난 1991년 시카고대 100주년 기념 강연회에 참석해 동문들의 찬사를 받았다. 시카고대 경제학파 경제 이론을 SKMS와 SUPEX 등 실제 기업 경영에 접목, 발전시킨 공로로 동문회 알루미상을 수상한 영광스런 날로 후대에 각인됐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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