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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가장 부러운 여배우는 고현정"(인터뷰)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배우 윤여정을 만났다. 영화 '여배우들'에서 다섯 명의 후배 여배우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과 함께 출연한 그는 한 장소에서 하루 종일 인터뷰하는 게 무척 낯설다며 특유의 목소리로 "고단하다"고 말했다.


40여 년을 연기자로 살아온 '연기의 달인'을 파악하기에 40분은 그리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다.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난 윤여정은 영어로 표현하자면 무척 '모던'하고 '쿨'한 사람이었다.

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먼저 물었다. "이 나이대 배우 중 아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그래. 어부지리지"라는 말에 웃음이 불쑥 터졌나왔다. 무심한 듯한 그의 대답에는 꽤나 쿨한 유머가 스며 있었다.


"이재용 감독과 개인적으로 친했어요. 같이 일한 적은 없는데 임상수 감독 부인이 이 감독을 소개해줬어요. 그땐 나도 백수였고 이 감독도 백수, 고현정도 백수여서 세 명이서 자주 맛있는 거 먹으러 다녔어요. 그러다 이 감독이 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기에 나도 현정이도 재미있겠다 싶어 하겠다고 한 거지요."

이재용 감독과 첫 작품을 마친 윤여정은 무척 만족스러운 듯했다. 어차피 극의 책임자인 이 감독을 믿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였지만 그럼에도 힘들고 어려운 부분을 서로 나서서 하겠다고 할 정도로 작품과 서로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 그는 "이재용 감독의 후덕함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여배우들'에서 윤여정은 여섯 여배우들 중 가장 나이가 많고 경력이 긴 대선배다. 그는 극중 배우 윤여정을 연기하며 "일상생화에서 제일 못된 것만 갖다 썼다"고 설명했다. "가장 늙은 사람이니까 기다리는 것도 가장 못 참는 인물"이라는 부연설명이 간단히 이어졌다.


드라마 '작별' '여우야 뭐하니' 두 작품을 같이 한 고현정을 빼면 나머지 네 배우는 이번에 처음 한 작품에서 연기했다. 네 후배 중 가장 인상적인 배우로 그는 김옥빈을 꼽았다. "배우 같은 얼굴"이라는 평이다. "물건이 되지 않을까"라는 말도 덧붙였다.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가 누구인지 물었더니 주저 없이 곧바로 "고현정이 가장 부럽다"고 답했다. "연기도 잘하고 얼굴도 예쁠 뿐 아니라 노래도 잘하고 피부도 너무 좋다"는 것이 간단한 이유다. 질문과 답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누군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절대 아닌 것은 확실해 보였다.


'여배우' 윤여정의 첫 영화 출연작은 김기영 감독의 '화녀'다. 그가 스물네 살 때 출연한 작품이다. 영화에 대해 잘 모르던 시기 출연한 작품이지만 데뷔 초부터 비범한 취향이 있었던 모양이다.


"평범한 역할이나 남들이 다 하는 역할은 싫어요. 남들 다 하는 거 좇아서 할 게 뭐 있나요. 다양화 돼야 좋은 것 아닌가요. 제게 조금 '마이너' 취향이 있는 것 같아요.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도 늘 밥 하고 빨래 하는 희생적인 우리나라 어머니상에서 피하고 싶었어요."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연기한 홍병한 역은 윤여정이 얼마나 진보적인 배우인가를 입증해주는 작품이었다. "나이 든 여자의 손도 저렇게 섹시할 수 있구나"라는 감독의 말에 출연을 결정한 '가루지기'에서는 또 한 번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어부지리로 출연했다고 하지만 크리스마스이브에 화보를 찍을 60대 여배우로 윤여정만한 배우가 또 있을까. 그가 자주 출연하는 한 작가의 작품 제목을 차용하자면, 윤여정은 '꽃보다 아름다운' 배우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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