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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아직은 안길강이라는 본명보다 '칠숙'이라는 이름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배우. 그가 10개월 동안의 MBC월화드라마 '선덕여왕' 촬영을 마치고 담담한 속내를 내비쳤다. 정작 본인은 손을 내저었지만 직접 만나본 그는 달변가였다.
우선 안길강은 "지금도 촬영장에 가야 할 것 같다. 마지막 촬영을 할 때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안들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지옥같이 행복했던 '선덕여왕'
"그래도 첫 촬영 때 어린 배역이었던 친구들이 마지막 촬영 때는 수염을 붙이고 있는 것을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덕여왕'은 그에게 '지옥 같은' 기억도, '행복했던' 기억도 안겨줬다. "초반 중국 촬영은 한마디로 '지옥'이었죠.(웃음) 덕만 아역 남지현 양과 서영희 씨, 저, 이렇게 세명만 떠났는데 사막이라 날씨도 날씨고 중국 스태프들이나 단역배우들과 호흡 맞추기가 어려워 고생 좀 했어요."
소화(서영희 분)를 쫓아 들어간 동굴 신도 마찬가지였다. "횃불을 피우니 동굴이 연기로 가득차 그을음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2시간 정도 촬영하니 머리까지 '띵'했는데 3일 동안 그곳에서 촬영을 했어요."
하지만 행복했던 기억도 많다. 그는 우선 "대사가 많지 않아 좋았다"고 농담을 건넸다. "사실 대사를 잘 못외우는 편이라….(웃음) 중국에서 돌아왔을 때 작가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서로 상의 끝에 칠숙은 말을 많이 안하는 것이 좋다는데 합의를 봤죠."
액션을 많이 하는 연기라 어려움도 있었다. "SBS드라마 '일지매' 때는 안그랬는데 한해가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웃음)"
서영희와의 키스신도 있었다. "사실 키스신이라기 보다는 인공호흡신에 가깝죠. 하하. 저야 젊고 예쁜 서영희 씨와 키스신하니까 좋죠. 근데 사막이어서 입술에 모래가 붙어있던 기억 밖에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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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살까지 연기만 하겠다
그는 주로 스크린에서 활동하다 SBS드라마 '무적의 낙하산 요원'을 통해 처음 안방극장에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왕과 나' ,'일지매'에 이어 '선덕여왕'에 출연했다.
"'왕과나'를 마치고는 너무 힘들어서 '절대 사극은 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무적의 낙하산 요원'을 같이 했던 이용석 PD에게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래서 '일지매'에 출연을 했고 '선덕여왕'은 대본을 보니 안할 수 없겠더라고요."
처음 '무적의 낙하산 요원'을 할 때는 에릭(문정혁)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아직도 에릭에게 고마워요. 당시에 처음 드라마를 하니 대사량도 너무 많고 도저히 못외우겠는 거예요. 에릭과 대화를 나누는 신에서는 에릭이 자기 얼굴에다 제 컨닝페이퍼를 붙여주기까지 했어요."
'선덕여왕'은 그에게 터닝포인트 같은 작품이다. "10개월을 정말 강하게 살았어요. 이 작품이 저에게 도움이 된 것이 너무 많죠. 너무 많이 알아봐주셔서 이제 지하철 타기가 조금 힘들다는 것이 좀 아쉽지만요."
사실 배우 한 것을 후회한 적도 있었다. "사실 제가 붙임성 있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술도 아예 못하고요. 이렇게 어려운 것인줄 알았으면 아마 시작 안했을 거예요.(웃음)" 하지만 이제 안길강은 여든살까지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다. "원로배우 장민호 선생님이 제 롤모델이예요. 끝까지 연기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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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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