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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분양만 해 놓으면 장땡이냐?"

불법 분양 파문 송도 '포스코더샵퍼스트월드' 현장 취재...실제 입주율 절반도 채 못 돼...향후 공급 계획 과도하다는 지적도...상인들 생계 보장 대책 마련 촉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분양 때 들었던 화려한 청사진은 온데 간데 없다. 빚을 지고 분양받아 들어왔는데 하루 하루 이자 물기도 벅차고 가게를 해서 생계비도 마련할 수가 없다."


지난 24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포스코타운'의 주상 복합 단지 상가.

이곳은 지난 2006년 '분양 광풍'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엄청난 경쟁률에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며 분양된 곳이다.


하지만 이날 찾아간 주상 복합 단지 앞 거리의 상가 건물은 텅 비어 있었고, 행인들 마저 드물었다.

1층 거리쪽 에만 몇 몇 상점들이 입주해 있는 것이 눈에 뜨일 뿐, 2~3층 이상엔 간판도 내걸려 있지 않는 등 텅 비어 있었다.


특히 송도컨벤시아 쪽에 위치한 상가 쪽은 심각했다. 1층의 부동산업체와 편의점 몇 곳을 제외하곤 나머지 상가는 통째로 공실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대부분의 점포들이 빈 채로 주인으로 기다리고 있었고, 어두운 조명과 공사를 끝내고 남은 자재만 눈에 들어 왔다.


가까운 한 상점에 들어가 주인에게 현재 상황을 묻자 한숨섞인 호소가 잇따랐다.


그는 송도컨벤시아, 동북아트레이드센터 등이 입주에 맞춰 완공돼 송도의 중심 상권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분양을 받았다. '로또'에 당첨됐다는 주변의 부러움도 받았고, 한때 프리미엄도 붙고 해서 뿌듯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론 입주 1년이 다 지나도록 아직까지 주변 대부분이 공사 중인데다 송도컨벤시아 주요 기반시설 구축도 지지부진해 유동인구가 거의 없고 장사가 되지 않아 요즘은 후회 막심하다고 한다.


이 상점 주인은 "1층 맨 바깥쪽에 있는 가게들만 장사가 좀 되지 다른 곳은 거의 인적이 드물다"며 "인천시나 건설사 측이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하지 말고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 상업시설이 낮은 입주율과 상권 형성 미비로 '골치덩어리'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건설이 지난 2005년 분양해 지난해부터 입주가 시작된 이 주상 복합 상가는 지난달 현재 전체 294개 점포 중 80개(27.2%)만 영업 중이다. 게다가 그중 42.5%는 부동산 중개업소로 제역활을 못하고 있다.


한 술 더 떠 인천시와 개발업체 들은 앞으로 2020년까지 송도에 들어설 상업시설의 면적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11만8000㎡)의 12배에 달하는 총 143만9000㎡ 규모로 잡고 있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배 규모의 송도 내 상업시설이 코엑스몰 만큼 활성화되려면 면적으로 볼 때 최소 240여만 명 이상의 유동 인구가 발생해야 하는데, 송도국제도시 자체의 계획 인구가 25만 명이고 인천의 인구가 300만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볼 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의회 허식 의원은 "송도국제도시의 적정 상업 시설 면적은 39만㎡ 정도면 충분하다"며 "도시 계획을 세우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하지 말고 전체를 내다 보면서 해야 이런 일이 안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일대 입주민들은 지난 20일 포스코건설 송도 본사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생계 대책 마련 및 불법 부당 분양 해소 등을 촉구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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