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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우건설 새주인이 갖춰야할 조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우여곡절 끝에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동계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와 미국계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를 두곳으로 정해 몸값을 올리고, 안전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지만 시장에선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들에 대한 반응부터 싸늘하다. 두곳 모두 매수대금의 상당부분을 국내외 은행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3년 후 재매각을 하기 위해 입찰에 참여한 단순 재무투자자란 얘기다.

실제 인수능력이 있냐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올해 신설된 자본금 5000만원짜리 펀드고, TR파트너스는 미국 AC개발이 이름만 바꿔 재입찰한 소형 시행사에 불과하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가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이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 섣부른 해외매각으로 핵심기술만 유출시킨 쌍용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증권가 반응도 부정적이다. 대신증권은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후 "(M&A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시장반응도 냉랭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발표 직후 열린 24일 장에서 대우건설은 장초반 5%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시가총액 4조원대, 매각가격만 프리미엄을 합쳐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대표건설사의 재매각 작업은 이제 시작이다. 무엇보다 인수 주체의 의지가 중요하다.


인수협상 대상자들은 먹튀 논란이 잠재울 만한 확실한 회생 의지를 보여야 한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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