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일 발표한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전년대비 -2.2%에서 0.1%로, 또 내년은 3.5%에서 4.4%로 각각 2.3%포인트와 0.9%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정부 또한 아직은 올해 -1%대, 내년 4%의 공식 성장률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다음 달 발표할 새해 ‘경제운용계획’에선 성장률 전망치를 높게 수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간 강연 등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의 ‘플러스(+)’ 성장가능성을 내비친데 이어, 이날 오전 열린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선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당초 전망치인 4%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 등 주요 국내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기관장들 또한 이날 간담회에서 경제의 내년도 성장률을 종전보다 낙관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DI는 20일 발표하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의 4.2%보다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낙관적’ 전망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힘입어 우리 경제가 올 들어 3·4분기까지 전분기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루는 등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강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따른 것.
지난 10월말에 발표된 9월 광공업생산 지표의 경우 전년 동월대비 11%나 늘면서 3개월째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21개월 만에 생산과 소비, 투자 모두 동반 상승했다.
연간 무역수지 누적 흑자 규모도 322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데다,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 조짐에 따라 내년엔 교역량이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 OECD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배경으로 정부 확장적 재정정책과 수출의 호조를 꼽으면서 앞으로 내수 회복과 실업률 하락 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물론 우리 경제의 앞날에 전혀 ‘복병’이 없는 건 아니다.
고용의 경우 취업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내년에 ‘희망근로프로젝트’ 등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축소될 경우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용은 경기 후행성을 띠는 만큼 내수와 투자가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오르더라도 당분간은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고용 부문의 회복이 늦어지면 자연 가계 부문의 소득 개선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소비 역시 빠른 개선 속도를 보이기 어렵다.
아울러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 등 대외적인 불안 요인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게다가 내년의 높은 성장률은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 있단 점에서 전문가들은 “숫자에 집착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또한 “성장률이 좋아지더라도 실제 체감경기 개선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달 10일쯤 ‘2010년 경제운용방향’ 발표를 앞두고 거시지표 전망 등에 대한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과 관련, 당분간 현재의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이나 신용보증 등 경제위기 상황에서 시행된 '비상조치'들을 정상화하고 가계부채 관리와 재정건전화 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울러 위기 이후를 대비한 구조조정 등 경제체질 강화와 신(新)성장동력 확충 및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통한 내수 시장 확대도 앞으로 정부가 추진해야 할 주요 과제로 함께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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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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