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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같던 A형간염, 왜 이렇게 독해졌나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예전엔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던 A형간염이 최근 들어 심각한 질병으로 변한 것은, 세월이 지나면서 유행하는 간염 바이러스가 바뀌었기 때문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김민자 고려의대 감염내과 교수팀이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 주로 유행하는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형이 지난 10년 새 IA형에서 IIIA형으로 바뀌었고, 이것이 질병의 중증도와 연관 있음이 최초로 확인됐다.

김 교수팀은 서울 소재 두 대학병원에서 1997년∼2000년에 A형간염으로 확진된 환자 49명과, 2009년에 확인된 66명의 역학 자료를 분석해 비교했다.


그 결과 10년 전 환자들에 비해 올 해 감염된 환자들의 나이가 유의하게 더 많았다(21.7±6.0세 vs 33.6±6.7세). 또 최근 환자의 간 효소(ALT) 최고 수치와 프로트롬빈 시간(INR)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환자의 연령이 높아지고 증상도 심했다는 의미다. 반면 낮을수록 위험한 알부민과 혈소판 수치는 최근 환자들에서 더 낮게 관찰됐다.

이런 이유로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해야 했던 기간 역시 길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환자의 입원일수가 4배 가량 길었다(5.6±4.8일 vs 20.0±8.3일).


김 교수팀은 두 그룹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 유전형도 분석해봤는데, 10년 전엔 환자의 85%가 IA형에 감염됐으나, 최근에는 IIIA형이 92.%로 대다수를 이뤘다. 반면 10년 전 유행하던 IA형은 올 해 7.4%로 급격히 줄었다.


IIIA형은 주로 태국 등지에서 유행하던 유전형인데, 지난 10년 새 한국에 유입되면서 A형간염의 특성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김 교수팀은 "A형간염의 중증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은, 감염환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유행하는 유전형이 이행된 것과 관련 있음을 최초로 확인한 연구"라며 "향후 증상 변화에 대한 지속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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