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전일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미국 증시의 강세에 화답하듯 1% 넘는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축소하며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5.51p(0.35%) 상승한 1582.30p로 마감했으며 소폭이지만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1일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서해교전 발생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점과 최근 전반적인 투자심리의 악화로 전강후약의 장세가 연출되고 있는 점 등을 전일 증시 약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향후 지속적인 반등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미국증시의 추가적인 상승과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미국소비의 연말 회복 기조를 예상해 자동차, IT 업종 등이 추천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기관의 매수 확대가 지수 방어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수가 지속적인 반등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세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지수의 반등을 위해서는 자신감 회복도 필요해 보인다. 최근 지수 반등 시도가 번번이 무산된 것은 투자 심리 위축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거래량이나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투자자들이 해외 지수의 반등에도 방향성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달러 약세 등 주변국 반등의 사유가 국내 증시에는 수출 관련주의 경쟁력 감소로 받아들여질 공산도 있지만, 달러 약세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애써 저버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당장은 앞서 밝혔던 외국인 매수세 확대 여부나 자신감 회복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장세 대응이 어려운 만큼 관심 여유를 가지고 반격의 여건이 조성되는지 지켜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미국증시의 고점 배경에는 경기부양책 연장과 추가적인 정책 가능성으로 인한 유동성 효과를 좀 더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것과 연말 크리스마스 특수로 인한 깜짝 소비개선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결정된다면 고용과 개인소비 개선을 위한 정책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모두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액션일 것이다. 결국 이에 대한 수혜로 미국 개인소비가 개선된다고 한다면 단기적으로는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릴 수 있는 IT 업종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소비가 자발적으로 회복된다는 가정 하에서 자동차 및 IT, 신재생에너지 업종이 긍정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들 업종은 외국인들이 여전히 선호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출주보다는 내수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유는 유동성 효과가 연장되고는 있지만 결국 시한부 인생이라는 점과 경기선행지수 상승세가 완화되고, 점차 글로벌시장대비 한국 기업이익 증가율의 상대강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이런 시기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줄어들고 내수주의 강세가 나타났다. 현재 경기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올해보다 내년 이익증가율이 긍정적인 것은 수출주보다는 내수주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앞으로 시장에서 거래가 실리고 주가 상승 추세가 이어져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그럴만한 계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 세 가지 조건을 첫째, 미국 증시의 연중 최고치 경신. 둘째, 4분기 기업실적 기대감 재형성. 셋째, 상품가격 강세의 수혜주 선전으로 꼽았다. 코스피의 박스권 상단을 FTSE 편입 효과가 제거된 1650 수준으로 본다면 돌파 가능성은 있다.
그 근거로는 미국 증시가 기업이익 전망치의 상향 조정과 함께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 국내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 양호한 실적을 재조명할 수 있으며 철강·건설·화학 등이 외국인 매수세를 유인하며 대안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 될 수 있는 시기로는 12월이 적절해 보인다. 두달 조정 후 연말 랠리를 기대하는 시각이다.
투자전략으로는 점진적인 주식비중 확대를 고려해볼 만하다. 큰 그림 상 아직 경기 회복에서 확장으로 넘어가지 않은 단계에서 안전자산을 확대하는 것은 거꾸로 가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비록 국내 시중자금이 은행예금으로 몰리고 있다고는 하나 과연 옳은 선택인지를 되짚어 볼 일이다. 투자대상으로는 IT·자동차 중 핵심주(삼성전자·현대차·현대모비스), 턴어라운드 실적 모멘텀 플레이(POSCO·SK에너지·신한지주·GS건설) 등을 꼽을 수 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11월 들어 KOSPI 상승률은 0.1%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니케이225지수)를 제외한 해외 증시가 5% 전후로 상승한 것에 비하면 매우 부진한 모습이다. 결국 자국 통화 강세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 우려가 팽배한 일본과 우리 증시만이 세계 증시 반등세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증시의 강세와 달러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는 제한적인 수혜로 작용하고 있지만 해외 증시가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뒤늦게라도 키 맞추기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금주에는 미 소매업체들의 실적과 11월 미시건대소비심리지표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재차 방향성을 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를 확인할 필요는 있겠지만 미국의 경기 회복세 지속이라는 큰 틀에서는 긍정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 증시의 강세와 달러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수주 및 원화 강세 수혜주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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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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