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3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급등하는 홍콩의 자산 가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로써 홍콩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IMF는 “홍콩의 초저금리와 모기지대출 지원 정책이 특정 부동산 및 금융자산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자산 가격 상승은 홍콩 경제가 성장함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단기 유동성이 급증한 상태에서 추가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올 들어 홍콩 부동산 가격은 28% 급등했으며 특히 고급 부동산 가격은 40%나 치솟았다. 그 동안 홍콩 정부는 경매 제한 등을 통해 부동산 가격 억제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공급이 부족해진데다 중국 부유층들의 고급 아파트 매입이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에는 평방피트당 7만1280 홍콩달러(9200달러)에 아파트가 팔리면서 최고가로 기록되기도 했다.
고급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홍콩 금융감독청(HKMA)은 고급 부동산 매매에 대해 계약금 비율을 기존의 30%에서 40%로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노무라홀딩스의 폴 슐터 애널리스트는 “고급 부동산 매입자들은 주택 구입 시 상대적으로 자금 유동성이 시달리지 않는다”며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홍콩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10월 주거용 주택매매는 전년 대비 97% 급증한 9300건으로 나타났다. 다만 9월에 비해서는 24% 줄어들었다. HKMA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행했던 모기지 보험 프로그램의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수요를 낮추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도널드 창(曾蔭權) 홍콩 행정장관은 “주택 공급 부족과 고급 주택을 중심으로 한 가격 급등이 부동산 버블을 부추기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부동산 공급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IMF는 “홍콩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공급을 늘린다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IMF는 홍콩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5%로 상향조정했다. 또한 올해는 기존 -3.5%에서 -2%로 높여 잡았다. IMF는 "홍콩 경제는 경기부양책과 중소기업 지원 그리고 중국의 성장세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회복세는 아직 미약한 수준이며 내년까지 경기부양책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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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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