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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황지우 前총장 교수직 유지 불가"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표적감사' 등 정치논란 속에서 자진 사퇴한 황지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총장이 "총장에서 물러났을 뿐이므로 교수직은 유지해달라"며 한예종 설립자인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했다.


황 전 총장 사퇴와 교수직 박탈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거웠던 만큼 이번 판결에 모이는 관심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김종필 부장판사)는 황 전 총장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교수 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예종 총장은 학교 교수 등이 맡게 돼있는 각 원의 원장·학과장과 달리 보직이 아닐 뿐더러 반드시 교수 중에서 임명돼야 하는 것도 아닌 점, 교수 임명권자인 총장이 피임명자인 교수의 직위도 함께 갖는다는 게 모순인 점 등에 비춰보면 원고는 총장으로 임명되면서 교수 직위를 상실했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원 재직 중 대학의 장으로 임명된 사람의 임기가 만료되면 직전 신분인 교원으로 임용된 것으로 간주하는 교육공무원법 조항은 젊고 유능한 교원이 대학의 장으로 선출돼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후 다시 교원으로 복귀토록 해 임기 동안 직무를 공정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해당 조항을 중도에 사직한 경우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규정 문리해석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997년부터 한예종 연극원 교수로 근무하다가 2006년 총장으로 임명된 황 전 총장은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통해 '부당한 기금 관리'ㆍ'부적절한 학사 운영' 등을 이유로 자신에게 압박을 가하자 정부가 표적감사로 전(前)정부 인사를 물갈이하려 한다며 반발, 총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에 문화부는 황 전 총장 사표를 수리함과 동시에 교수직까지 박탈했고, 황 전 총장은 "총장에서 물러났을 뿐인데 교수직까지 박탈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이후 한예종 교수진과 학생들, 박찬욱ㆍ봉준호ㆍ최동훈 감독 등 영화인을 비롯한 문화계 인사 등이 문화부 처분을 규탄하는 결의문과 선언문을 잇따라 발표했고 사태는 '색깔론' 시비까지 불러일으키며 문화계 안팎을 둘러싼 정치 논란으로 확대됐다.


한편, 박종원 현 한예종 총장은 황 전 총장을 교수로 재임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행정소송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학교에서 별도로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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