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 A380 초대형 여객기의 계기판을 응시하며 조종간을 잡고 있는 조종사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엔진 출력을 최대로 높이자 항공기는 활주로를 힘차게 달려 하늘로 가뿐히 떠오른다. 이륙에 성공한 사이버 조종사에게 박수와 환성이 터져 나온다.
실제 비행과도 같은 이 상황은 지난 2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한항공 주최로 열린 '2009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콘테스트'에서 펼쳐진 광경이다. 가상 공간에서 여객기 조종 실력을 겨루는 이색 대회가 개최된 것.
대한항공이 이날 개최한 '2009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콘테스트'는 항공기 조종과 항공산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올해로 4회를 맞았다.
대한항공이 주관하고 에어버스, 마이크로소프트사 등 글로벌 기업 후원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민간 항공기를 대상으로 한 국내 유일의 가상공간 비행 대회. 대회 기종은 A330과 대한항공이 내년 말부터 도입 예정인 A380이다.
콘테스트에서는 예선 경쟁을 뚫고 선발된 12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비행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프로그램을 이용, 가상공간에서 여객기 이착륙 능력, 정확한 항로 비행 및 악천후 대처 능력 등 기량을 뽐냈다.
4명의 결선 진출자들은 악천후 상황에서도 빠른 판단력과 침착함으로 가상 A380 여객기를 목적지 공항에 무사히 착륙시키는 탁월한 조종 실력을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대회에는 대한항공의 현직 조종사와 교관 등 45명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심사위원 중 김형일 부기장은 지난 2005년 열린 제 2회'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콘테스트' 2위 수상자로 지난해 대한항공의 조종사로 입사했다.
심사위원장인 장병노 기장은 "참가자들이 현역 조종사에 버금가는 비행 조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취미 이상의 전문 기량을 보여 놀랐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최고령자는 박종근(54세) 씨였으며 최연소자는 손현서(8세) 어린이였다. 제자 10여명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고등학교 교사, 4회 연속 참가자 등 대회 열성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항공기 조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다음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동호회', 'NEFS', '대한항공 가상항공사(KALVA)' 등 인터넷 비행 관련 시뮬레이션 동호회 회원들도 참석했다.
대한항공은 최고 파일럿으로 선정된 1등 및 2등 입상자에게는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에어버스 본사를 방문하는 기회를, 3~4등 입상자에게는 대한항공 제주 정석 비행훈련원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각각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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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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