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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마지막 정열 태우는 단풍...이대로 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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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황홀경 가을 유혹 단풍 남으로 남으로, 무주구천동, 장성백양사 11월초절정

[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가을 풍경의 주인공 단풍. 새빨간 아기 볼 마냥 싱그럽게 물든 이파리들이 생에 마지막 불꽃을 튀우고 하늘과 땅 사람까지도 붉게 물들이며 황홀한 가을을 잡아끈다.
단풍들이 바람에 한 잎 또 한 잎 붉은 물결이 쏟아져 내리면 단풍 나들이 나선 길손의 얼굴에도 붉은 가을이 물든다.
그래서 가을이면 주요 단풍 명소들을 찾아 사람들은 무작정 단풍산에 몸을 맡기나 보다.
남한에서 가장 먼저 단풍이 시작된 설악산 오색단풍의 화무(火舞)는 중부지방까지 내려와 빠르게 남으로 남으로 향하고 있다.
쥐꼬리만큼 짧게 남은 가을 단풍을 즐기기 위해서는 이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지난주 찾은 지리산과 무주 덕유산은 정상을 붉게 물들인 단풍이 벌써 산중턱을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늦가을 남녘땅 곳곳에서 펼쳐질 오색단풍의 황홀한 모습을 책갈피 속에다 추억이란 이름으로 끼워두기 위해서는 지금 길을 나서보자.

◇무주 구천동과 적상산(10월24일~10월말 절정)
덕이 많아 넉넉한 산이라 불리는 덕유산은 사시사철 인기있는 지역이지만 가을단풍을 빼 놓을 순 없다. 매우 다양하고 아름다운 단풍경승을 자아내는데 산속으로 안길수록 더욱 깊고 그윽한 맛을 풍긴다.
구천동 33경을 보면서 북덕유산 정상을 오르는 코스는 단풍 절정기에 너무 많은 인파로 붐비는 게 흠이란다. 한적하면서도 아름다운 단풍의 절경을 보고 싶다면 제2의 고봉이라고 불리는 남덕유산이 좋다. 푸른빛의 구상나무와 알록달록 물들어 있는 단풍이 한껏 멋을 풍겨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간단한 산책길이라면 삼공매표소에서 백련사 길을 추천한다.경사가 거의 없는 평지다. 비파담, 구월담 등 구천동계곡의 절경이 길 옆으로 펼쳐진다. 흘러내리는 물은 깊고 맑다.
또 무주 적상산도 단풍명소으로 유명하다. 설악에서 시작한 단풍 물결은 이곳 적상산에서 숨을 고른다.
절벽 주변에 유난히도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철이면 마치 온 산이 빨간 치마를 입은 것 같다고 해 적상(赤裳)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적상산의 유일한 사찰인 안국사 내 마당에는 붉은 아기 단풍이 곱고 낙엽 오솔길 끝 자락에는 억새꽃이 흐드러진다.

◇전남 구례 지리산 피아골(10월30일~11월초 절정)
지리산의 단풍은 핏빛으로 표현될 만큼 붉다. 그중 피아골 단풍은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다. 계곡을 따라 붉게 타오르는 단풍은 황홀경에 빠질만큼 절경이다.
조선조 유학자 조식이 '지리산이 붉게 불타니 산홍(山紅), 단풍이 비친 맑은 소(沼)가 붉으니 수홍(水紅), 사람도 붉게 물드니 인홍(人紅)'이라 노래한 삼홍(三紅)의 명승지로 유명하다.
피아골 단풍의 출발지는 연곡사다. 절 마당에 서서 올려다보는 지리산 풍경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장관을 이룬다.
단풍산행은 연곡사부터 주릉으로 향하는 코스가 잘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서도 직전마을에서 연주담, 통일소, 삼홍소까지 이르는 1시간 구간이 으뜸인데 피아골단풍의 절경들을 모두 맛볼 수 있다.
잠룡소, 통일소, 연주담 등 피아골의 명소인 소(沼)에 빨간색, 노란색, 분홍색 등 화려한 빛을 띤 오색단풍이 잠겨 환상적인 자태를 펼쳐보인다.
단풍구경이 목적이라면 삼홍소까지만 가도 충분하다. 하지만 지리산의 깊은 속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풍을 보고 싶다면 삼도봉으로 올라야 제격이다.


◇봉화 청량산(10월25일~11월초 절정)
'내륙의 소금강'으로 불릴 만큼 천혜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청량산은 말 그대로 맑고 시원한 기운이 감도는 천하명승지 중의 한 곳이다.
봉화는 몇년전만 해도 전국에서 오지 중 오지로 꼽혔다. 하지만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에서 3시간30분이면 닿는 반나절 생활권이 됐다.
청량산(870m)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12개의 바위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어 멀리서 보면 산세가 험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오히려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최고봉인 장인봉을 비롯, 외장인봉, 선학봉, 자란봉, 자소봉 등 봉우리가 연꽃잎처럼 청량사를 둘러싸고 있어 장인봉에서 내려다 보면 꽃봉오리처럼 자리잡은 청량사가 보인다.
청량사에서 출발, 응진전, 금탑봉을 찍고 돌아오는 코스가 무난하며 전문 산악인들이 꼽는 청량산 최고의 경치 단풍을 즐기기도 좋다.
특히 청량산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외청량사라고도 불리는 응진전이다. 응진전은 원효가 머물던 암자. 암자 바로 뒤편에는 9층짜리 탑모양을 하고 있다는 금탑봉이 서 있다.


◇장성 백양사의 애기 단풍(10월 하순~11월 초순)
노령산맥 끝자락에서 오색창연한 단풍을 뽐내는 곳이 전남 장성 백암산 백양사다. 내장산 단풍이 화려하다면 백양사 애기단풍은 선명하면서도 아기자기하다.
백양관광호텔에서 매표소까지 1.5㎞ 붉은빛 산책로가 이어지며 눈이 아릿한 시뻘건 터널은 백양사 쌍계루에서 '악' 소리를 내게 한다. 연못과 붉은잉어, 연못에 비친 붉은 단풍, 그리고 백암산의 회백색 바위들이 물 속에 담겼다. 쌍계루에서 눈을 돌리면 단풍을 시샘하듯 5000여 그루의 비자나무 군락이 늘어섰다.
번잡한 단풍구경이 싫다면 입암산성으로 향한다. 남천계곡에서 시작되는 단풍감상은 한적한 게 매력이다. 백양사 코스가 인파로 붐비는 데 반해 입암산성 코스는 사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계곡이 크고 물이 많아 가슴도 후련하다. 장성호 북쪽의 1번 국도는 호수, 단풍, 안개가 어우러져 가을이면 국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변신한다.

◇해남 두륜산(11월 초순~11월 중순)
두륜산(703m)은 그다지 높거나 험한 산은 아니다. 하지만 대흥사, 일지암, 관음암 등의 여러 절집을 품은 두륜산은 단풍나무, 동백나무, 참나무, 벗나무 등이 울창해서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설악산, 내장산을 넘어서 남쪽으로 내려온 단풍이 마침내 정점을 이루며 마지막 정열을 불사르는 곳이 두륜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단풍을 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두륜산은 난대림의 보고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식물군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으로, 특히 대흥사까지 4㎞에 이르는 숲 터널은 아름다운 풍광이 살아있는 최고의 단풍 명소다.
올해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두륜산 도립공원 일원에서 대흥사 단풍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어느 바다 보다 맑은 바다 보길도. 하늘과 바다는 푸르고 산은 붉게 물든 이 가을의 자연이 만든 경관은 가보지 않고서는 상상조차 힘들만큼 아름답기 그지없다.


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nomy.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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