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한번 꼴로 국감 증인 채택
“이슈 없어도 불러놓고 보자” 분통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올해도 국감에 참석하라네요. 정유 업계가 '동네북'도 아니고 답답합니다"
정유 업계 고위 임원이 사석에서 건넨 말이다. 국내 정유 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이미 출석을 했거나 출석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1년과 2006년을 포함하면 2년에 한번 꼴로 국감에 참석하는 셈이다.
오강현 대한석유협회장은 6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수협중앙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유 업계 대표 자격으로 부름을 받았다.
오는 20일 열릴 농식품위 전체회의에는 국내 4개 정유사 대표가 줄줄이 국감에 증인으로 나선다. 증인 출석을 요구받은 사람은 김태진 SK네트웍스 사장, 나완배 GS칼텍스 사장, 박봉수 에쓰오일 수석부사장, 신방호 현대오일뱅크 수석부사장 등이다.
증인 채택은 무소속 유성엽 의원이 요구했다. 면세유 제도가 운영된 20여년 동안 정유사들은 연간 수백억원으로 추정되는 취급 수수료를 농어민 등에게 전가해왔다며 국감에서 면세유 취급 수수료의 산출 방식과 근거 등을 묻겠다는 것이다.
정유사 및 유관기관 고위 관계자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네 번째다. 지난 2001년 군납 유류 입찰 과정에서 낙찰 단가 사전 담합으로 국가에 1000억원대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증언대에 선 이후 2006년에 이어 지난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일반적으로 가격 담합과 폭리 등이 주요 쟁점이 돼 왔다.
최근 정유사들이 가격 담합 등의 이유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터라 이번 국감에서도 오는 22일 공정위 종합감사 증인 출석에 대한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농식품위 국감에 정유 업계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참석하게 된 것. 이례적인 소식에 정유 업계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넘어 불만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는 국감 때마다 끌려가는 단골손님이 돼가는 것 같다"며 "특별한 이슈가 있든 없든 일단 불러놓고 보자는 분위기가 너무 만연하다"고 토로했다.
오는 22일 공정위 종합감사 증인 채택 여부는 지난 5일 여야 간 논의 끝에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정을 연기했다. 증인 등의 출석 요구서는 출석 요구일 7일 전에 송달돼야 하므로 일주일 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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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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