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박기성 노동연구원장이 개인편의 등을 위해 경상비와 법인카드를 수차례 남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박 원장은 또 원장실에만 에어콘을 설치하고 직원복지 명목으로 계약한 테니스장도 나홀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원일 의원(창조한국당)이 국정감사를 위해 노동연구원의 2007~2009년 경상비 사용내역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08년도 330여만원에 불과했던 노무비용이 2009년에는 무려 4500여만원으로 급증했다.
1년 경상운영비 18억중 건물임대료 15억여원을 제외한 실질 경상운영비 3억원 중 무려 15%에 이르는 비용이 연구원 노무관리를 위한 노무사자문비 등으로 지출된 것이다.
특히 박기성 원장을 포함한 관리본부장, 노동시장본부장, 인적자본본부장 등 주요 임원들의 지난 1년간 법인카드 사용 총액은 무려 1억1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개인별 사용내역으로는 박기성원장이 1700여만원, 관리본부장 5000만원, 노동시장본부장은 2700만원, 인적자원본부장은 1600여만원 등이다.
주말 및 공휴일 사용액도 75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일 뿐만 아니라 연구원 개원기념일, 노동절, 심지어 현충일 등 공휴일에도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박기성 원장의 휴일 법인카드 사용액은 연 307만원으로 원장의 연간 지출액 대비 17.8%에 달했다.
이와 함께 박 원장은 사무실이 덥다는 이유로 올 4월 원장실에만 870여만원을 들여 에어컨을 설치했다. 노동연구원이 입주한 중소기업중앙회 건물은 중앙 냉난방식이지만 냉방이 부실한 여건에서도 연구원 직원들 대다수가 2~3만원짜리 선풍기와 싸우며 여름을 보낸 것과 대조적이다.
박 원장은 또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지난해 9월~올 8월까지 한남동에 있는 테니스장을 계약, 사용료로 매달 50만원을 경상비로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테니스장은 직원복지 명목으로 계약된 것이나 실제로 직원들은 사용하지 않고 박기성 원장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지난해 9월 5일 시카고대 게리베커 교수 초청 강연회를 열면서 2박3일동안 강연비 300여만원 외에 식대 530여만원과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인사칠기 등에서 65만원을 법인카드로 지출했다.
유 의원은 "노동연구원은 연구 수행과정에서 각종 인터뷰나 설문에 응한 분들에게 지급되는 소정의 소액의 답례품도 구입하지 못하고 연구원들의 연구수행에 필수적인 프로그램도 구입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박기성 원장의 경상비 및 법인카드 남용은 국민의 상식을 넘는 파렴치행위로 공직자 부조리에 해당한다"며 "감사원과 국민권익위 등은 박 원장의 도덕불감증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서 응분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연구원장으로서의 자질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박기성 원장이 도덕성조차 불감증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공직자가 될 자질 미달에 도덕성조차 부족한 박기성원장은 더 이상 국민세금을 축내지 말고 뉴라이트단체로 복귀하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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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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