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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모범음식점' 판친다

업주ㆍ업종 변경 등 지정 취소 후에도 간판달고 버젓이 영업
서울 간판제작업체에서 개당 10만원에 팔기도


광주 지역 일부 음식점들이 모범음식점 지정이 취소된 후에도 버젓이 '모범음식점'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장개업한 음식점들마저도 저렴한 가격에 간판을 사 모범음식점으로 둔갑하고 있어 '음식점의 위생과 서비스를 보장'하던 모범음식점 제도가 '있으나마나'한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식품접객업소 시설의 위생적 개선, 서비스 수준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1989년 11월부터 모범음식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광주 지역에서는 총 799개 업소가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돼 있다.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된 업소는 자금 융자와 향후 1년간 위생 감시 면제, 상하수도료 감면과 세무조사 유보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음식점 업주들은 ‘간판’만으로도 관광객이나 지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 모범음식점 지정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모범음식점은 매년 6월 재심사를 거쳐 지위의 유지와 탈락이 결정되며 휴·폐업하거나 심사통과 기준인 70점에 미달한 업체에 대해서는 모범음식점 자격을 박탈하고 모범음식점 지정증과 표지판을 회수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모범음식점 간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업소와 소비자 간 신뢰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실제로 광주 동구 대인동에 있는 A식당은 지난 6월 30일 업소 이전과 명의변경으로 모범음식점 지정이 취소됐지만 현재 모범음식점 표지판을 내건 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더욱이 이 식당은 동구가 관광객이나 지역민들에게 맛집이 모여있는 거리로 홍보하고 있는 '좋은식당거리' 인근에 위치해 있다.


또 2년 전 주인과 업종을 바꿔 신장개업을 한 서구 풍암동의 B업소도 전 업주가 구청으로부터 받은 모범음식점 간판을 그대로 외부에 걸고 개업한 이후 아직까지도 모범음식점인 양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업소 주인은 “구청에서 회수하러 오지 않는데 내가 시간 들여 자진 반납하러 가야 할 이유가 뭐가 있냐”며 “소비자를 속이려는 의도로 간판을 그대로 놔둔 게 아니라 마땅히 치울 데가 없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이와 함께 구청에서 제작, 배포하고 있는 모범음식점 간판을 업주들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도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 있는 한 모범음식점 간판 제작 업소에 간판 구입을 문의한 결과 모범음식점 지정 여부 확인 절차 없이 개인이 개당 10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식품위생법상 모범음식점 간판 도용에 대한 처벌조항이 전무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무늬만 모범음식점’에 속임을 당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즉, 소비자들은 모범음식점에 대한 명확한 현황파악과 간판에 대한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전까지는 업주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형편인 셈이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원래 업주가 명의이전을 하거나 폐업을 하면 구청에서 간판을 회수하러 가는데 인력부족으로 누락된 곳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해당 음식점에 대해 곧바로 간판 회수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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