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 실적악화우려..수입업체 대대적 할인 공세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최근 엔화 강세 현상이 연일 계속되자 일본 내 업체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가격경쟁력에 타격을 입고 있는 수출업체들은 실적 악화 우려로 자구책 마련에 급급한 반면 소매업체들은 수입 상품의 가격인하 효과로 내수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으로 90엔을 밑돌 경우 특히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요타와 닛산 등 주 7개 자동차 업체들의 올 하반기 수익만 1000억 엔 가량 줄어든다는 것이다.
수출업체들은 엔화 강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요코가와(Yokogawa) 전기는 엔고(高)에 따른 환차손을 헤지하기 위해 선물환 계약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선물환 계약이 단기적인 수익변동을 막는 데 일시적 효과를 낼 뿐 장기적인 수출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지사로 눈 돌리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닛산이다. 닛산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88엔 선에서 유지될 경우 올 하반기에만 이익이 400억 엔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현지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또 현재 픽업트럭 생산기지를 태국으로 옮긴다는 입장도 발표한 상태다.
닛산의 한 관계자는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신흥시장에서 얻은 이익을 한 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일본 내 국내 소매업체들은 엔화 강세를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토 요카도(Ito-Yokado)는 수입 식료품을 포함한 일부 제품들의 가격을 낮추면서 향후 추가 인하 방침도 밝힌 상태다.
전체 품목 중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구 및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니토리(Nitori)는 환율이 달러당 1엔씩 떨어질 때마다 약 7억~8억 엔에 가까운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니토리 역시 할인 판매로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2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88.2엔까지 밀린 엔·달러 환율은 뉴욕외환시장에서 89.6엔까지 오른 데 이어 29일 상승세를 지속, 장 초반 89.70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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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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