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코스피 체력 테스트…기관, 외인 대안으로 역부족
[아시아경제신문 박형수 기자]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15일 만에 순매도 전환 후폭풍에 코스피가 화들짝 놀랐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특정 펀드 청산 물량으로 추정되는 투신권의 대규모의 매물 출회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1690선 마저 내주면서 급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다행히 장 마감 30분을 남겨두고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과 개인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1690선은 회복했다.
24일 오후 2시4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6.15포인트(-0.94%) 내린 1695.32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끈 외국인 이탈이 시작될 경우 공백을 메워줄 만한 투자주체가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다. 개인의 저가 매수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인한 투자전략이다.
외국인의 매도 추세가 지속된다면 개인 역시 언제 증시에서 이탈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최근 현금 비중을 높인 기관에 기댈 수 밖에 없으나 요즘같은 펀드 환매 추세가 계속된다면 기관의 매수 여력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외국인이 당장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에는 출구전략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날 미국 FOMC 성명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였던 외국인이 막상 성명서가 발표되자 움츠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
이트레이드증권은 FOMC가 '경제상황이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도록 할 것'이라는 문구를 반복한 것은 연말까지 금리인상에 관한 기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FOMC의 중립적 자세다.
FOMC는 총 1조 4500억달러에 달하는 정부보증기관 MBS 및 채권 매입을 당초 연말 종료 방침에서 내년 1·4분기 종료로 바꾸는 대신 매월 매입규모를 축소하는 식의 중립적인 방안으로 선회했다.
허문종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MBS의 매월 매입규모 축소 및 종료시점 연장은 시장에 적응할 시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모기지 금리의 향후 변화 추이에 따라 매입 목표 총량을 채우지 않은 상황에서 매입을 조기에 종료할 가능성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시나리오는 RP 매각 및 양적완화 등의 미시적인 조치가 선행된 이후 금리인상, 보유자산 매각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정부는 출구전략의 닻을 올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풀린 유동자금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는 시점에서 급격한 출구전략 시행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시장에 지속적인 신호를 주겠다는 심산이 성명서에 내재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당분간 현 금리수준이 유지되면서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지속될 가능성은 높으나 출구전략에 대한 대비는 각국 정부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모두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개인의 매수세가 더욱 확대되고 있으나 단지 외국인의 600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에 흔들린 것을 감안한다면 코스피 지수의 체력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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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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