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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LS전선, 동해에서 세계를 보다

LS전선이 안방인 안양을 떠나 강원도 동해시에 딴 살림을 차렸다. 분가이자 새출발이다. 아직 곳곳에서 포크레인이 굉음을 울리며 땅을 파헤치고 크레인이 콘크리트 덩어리들을 끌어올리고 있는 송정산업단지. LS전선이 세계 시장을 목표로 세계 4번째로 해저케이블 공장을 세운 곳이다.


LS전선이 안양본사에서 무려 270km나 떨어진 이곳에 공장을 세운 이유는 동해항 때문이다. 동해항은 별도의 통관절차 없이 항구에서 곧장 수출입이 가능한 무역항이어서 LS전선 동해공장이 생산한 수천톤짜리 해저케이블을 곧바로 실어나를 수 있다.

이인호 LS전선 동해공장 공장장은 "남해부터 서해까지 전국을 훑었지만 동해항이 향후 늘어날 수출물량을 소화하기에 최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거센 바닷바람과 마주선 LS전선 동해공장은 크게 두개 건물로 나눠져 있다. 안양에서 옮겨온 산업용 특수케이블 라인과 이번에 양산체제에 들어간 해저케이블 라인이다.


해저케이블 라인 전체 시설의 80%이상이 국산 설비라는 게 이 공장장의 설명이다. 설계는 LS전선이 직접했다. 어차피 국내에서는 생산이 이뤄진 적이 없는 제품이다 보니 당연히 설비 구하기도 불가능했다.

이 공장장은 "전선을 수십년째 만들다보면 어떤 설비가 효율적인지도 당연히 알게된다"며 "우리가 설계한 장비로 생산하는 해저케이블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경쟁력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수십가닥의 구리선이 비명같은 굉음을 내는 연선기 라인을 잇따라 통과하면서 하나로 꼬아진다. 그런데 구리선이 둥글지 않고 마름모꼴이다. 구리선 사이의 공간을 최소화해 외부 변화에 따른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절연지(絶連紙)를 씌우고 절연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함침관에서 '광유'를 스며들게 하도록 한차례 쪄낸다. LS전선이 해저케이블 공정중에서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이다.


공장 관계자는 "온도가 높으면 타고 낮으면 효율이 떨어져 적정온도를 찾는데까지 고생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후 납으로 케이블의 금속 외장을 입히는 연피기와 금속 외장위에 플라스틱 외장을 한 차례 덧 씌우는 시스기, 그리고 케이블을 보호하기 위해 강철막대를 끼워넣는 외장기를 거치면 해저케이블이 완성된다.


이런 복잡한 공정을 거치지만 완전 자동화된 설비들로 작업이 이뤄져 인력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해저케이블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은 15명, 주야간 3교대로 일한다.


1800억원이 들어간 연면적 4만6600m의 동해공장은 LS전선이 오는 2015년 전선업계 1위를 꿈꾸게 만든 일등 공신이다. 해저케이블은 의지만으로는 생산이 불가능한 전선기술의 집약체로 지금까지 프랑스 넥상스,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스웨덴의 ABB 등 유럽 3사가 시장을 독식해 왔다.


LS전선은 지난 2월 한전으로부터 제주와 전라남도 진도를 잇는 105km 구간 공사 수주를 계기로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손종호 LS전선 사장은 "해저케이블 사업은 사운을 걸고 도전한 분야"라며 "동해공장은 해저케이블을 중심으로 세계 해양용 솔루션 사업진출의 전진기지이자 더 나아가 풍력과 원자력 발전 등 LS전선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질 사업확장의 전진기지"라고 말했다.

동해=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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