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은 좁다. 이제는 아시아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글로벌 금융회사들마저 맥없이 무너지는 상황이지만 국내 선두권 증권사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을 제치고 최대 교역국 자리를 굳힌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이들의 주요 개척대상이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현지 리서치센터와 IB센터까지 설립하고, 본격적인 수익창출 채비에 들어갈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기존 메이저 금융회사들에겐 '쓰나미'급 위기였지만 그동안 내실을 닦던 국내업체들에겐 한 단계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됐다.
◆우리투자증권의 동남아 '남벌(南伐)'
해외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우리투자증권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이라는 중장기 전략 아래 고객기반 확대와 상품 및 서비스의 차별화, 자문역량 강화를 통한 투자은행형 사업모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 상황은 법인 및 사무소 설립 단계를 넘어 네트워크 정비와 자체 수익창출을 위한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동남아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년전이다. 2007년 9월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해외 선진금융기관과 경쟁을 위해 자본금 미화 5000만달러 규모의 현지법인으로 싱가포르 IB센터를 설립했다. 법인 설립과 함께 현지 금융당국에 투자은행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증권회사 인가를 신청, 동남아 IB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싱가포르 IB센터를 동남아 투자은행 사업기회 확대를 위한 거점으로서 역할뿐 아니라 국내 고객에 대한 글로벌 솔루션(Global Solution) 제공기반을 구축하면서 선진 IB 역량을 축적하고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각 대표 사무소들과 긴밀한 업무협력을 통해 현지에서 투자기회를 발굴해 이를 한국과 현지 투자자들과 연결시키는 투자은행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동남아 금융시장의 중심인 싱가포르 진출을 시작으로 2007년 11월에는 동남아의 떠오르는 신시장인 베트남에 대표 사무소를 설립했다. 2008년 6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대표 사무소를 추가 설립했다. 특히 2008년 10월에는 PT CSI(PT Clemont Securities Indonesia) 지분 60%를 인수, 인도네시아 금융산업에 진출했다.
올 들어서는 베트남에서 세력 확장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CBV 증권사 유상증자에 참여해 전체 지분의 12.7%를 인수했으며, 현재 2차 지분인수를 추진중이다. 2차 인수가 완료되면 CBV 전체 지분의 약 49%를 인수하게 된다.
◆ 13억 시장을 공략하라
동남아 시장과 함께 우리투자증권이 노리는 전략지는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13억 인구의 중국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에 리서치센터를 설립하고, 영어가 능통한 중국 현지 애널리스트들로 팀을 구성했다. 올 5월에는 중국 주식시장 외국인기관 투자자자젹(QFII)을 인가받았다.
현재 중국 리서치센터는 중국 경제보고서 및 기업분석자료를 작성해 한국 및 해외고객에게 제공하고 우리투자증권의 중국 현지영업 및 직접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리서치 역량을 확립해 한·중·일 동북아 3국을 연결하는 리서치 핵심 역량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시장을 노리는 또 하나의 강자는 중국 펀드 열풍을 일으켰던 미래에셋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중국시장의 관문인 홍콩부터 뚫었다. 먼저 2007년 1월 홍콩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자본금 4000만 홍콩달러(약 48억원) 규모로 설립된 후 현재 18억8000만 홍콩달러(2361억원)까지 자본금을 확충했다. 홍콩법인은 중개업무(Brokerage : 법인 및 800만HKD-약 10억원 이상의 전문투자자를 대상), 인수주선업무(Underwriting), IB(유상증자, M&A, 부동산투자, SF)업무, PI투자, IPO자문업무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미래에셋은 홍콩에서 기반을 다지면서 2007년 7월 홍콩법인과의 시너지 창출과 중국 본토 진출을 위한 사전 시장조사를 위해 베이징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 중국의 남북을 대표하는 도시에 거점을 마련했다.
◆ 중국, 동남아, 결국은 글로벌 시장
다른 증권사들이 아시아를 다진 후 글로벌 시장에 본격 도전한다는 전략인데 반해 미래에셋증권선진시장에 대한 진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영국 런던, 미국 뉴욕에 현지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최근에는 브라질 현지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시너지를 토대로 세계 유수의 글로벌 투자회사와 본격적으로 경쟁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러한 해외진출에 발맞추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해 7월 기존 '미에셋증권 아시아-퍼시픽 리서치센터'를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리서치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리서치센터'는 앞으로 런던, 인도 뭄바이, 뉴욕, 상파울로 등 주요 거점에 리서치 조직을 구축하고, 홍콩을 중심으로 각 거점을 연계해 아시아 및 글로벌 마켓 리서치를 수행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리서치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7월 씨티그룹 본사 글로벌 투자전략가를 역임한 '아제이 카푸'와 노무라증권 에너지 유틸리티 책임을 담당한 '로한 댈지엘'을 각각 글로벌 수석전략가와 기업분석 총괄 담당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는 이석제 전 씨티증권 상무와 에너지분야에서 아시아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고든 관을 영입, 주목을 끌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