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섰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12, 13일 전국 성인남녀 800명(신뢰수준 95% ±3.5%포인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53.8%를 기록했다.
이는 정권 출범 초기 50%대 초반의 지지율을 회복한 것. 중도실용을 집권 2기 국정기조로 내세워 지지율 40%대를 회복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가 마의 벽으로 여겨지는 50%를 넘어선 것으로 전통적 지지층 결집과 중도계층으로의 외연확대 등 대선 지지층을 복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촛불시위나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정국 등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서 완벽하게 탈출한 것.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지지율 패턴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초 높은 인기를 누리다가 임기가 지날수록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대통령은 정반대다. 취임 초 인사파동, 촛불시위 등의 여파로 지지율이 한때 10% 초반으로까지 곤두박질쳤지만 1년여 만에 4배 이상 수직상승한 것.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는 유연해진 국정운영의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우선 부자정권의 이미지를 벗고 중도실용에 입각, 친서민 행보를 강화한 것이 지지율 상승의 핵심 동력이다.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국장을 전격적으로 수용,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고 국민통합을 실천한 점과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으로 상징되는 탕평인사를 단행한 것도 여론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대학등록금 후불제, 보금자리주택 등 현 정부의 대표적인 친서민 정책이 성공, 중산층과 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오게 될 경우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과 관련,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성과를 위해 뚜벅뚜벅 가자는 게 대통령의 평소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조심스러운 반응은 50%대 지지율이 아직 안착단계는 아니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열쇠는 정운찬 총리 내정자를 포함한 장관 인사청문회와 10월 재보선이다.
야당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7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와 같은 악재가 되풀이될 경우 상승세는 꺾일 수밖에 없다. 또한 10월 재보선도 무시못할 변수다. 당정청 쇄신론을 점화시켰던 4월 재보선 참패의 악몽이 재현될 경우 지지율은 또다시 30%대 박스권으로 내려갈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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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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