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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90엔 붕괴 초읽기..경제 파장은

“90엔대, 과연 깨질 것인가”


엔/달러 환율이 90엔 선에 진입한 데 이어 내림세를 지속하자 엔화 움직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장중 엔/달러 환율은 장중 90.5엔 선까지 밀렸다.

엔화 강세는 오는 16일 출범하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신 정권에 큰 우려재인 것과 동시에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 겨우 회복기조에 올라선 수출기업들의 실적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그 동안 외환시장 개입에 신중을 기해온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는 오는 17일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약달러-엔고 왜? =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약달러-엔고 현상이 조만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난 주말 달러화는 엔화, 유로화, 스위스 프랑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세계 주요 증시 회복에 따라 리스크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온스당 1004달러를 돌파하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금값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성장이 유망한 신흥국 통화에 매수세가 몰리는 점도 달러화 약세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캐리 트레이드에 나서는 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달러가 쉽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증권의 수석 외환투자전략가 후카야 고지를 포함한 외환 전문가들은 “달러당 엔화가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90엔대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연말까지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초엔고, 新정권은 박수? =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실현한 민주당은 일찌감치 환율 시장 개입을 시사한 바 있다. 일본 경제의 성장 동력을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할 방침인 민주당이 엔화 강세를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


하지만 수출주도형 경제를 하루아침에 내수주도형 경제로 바꿀 수 없는 상황에 엔화 강세가 진행되면 될수록 침체에서 겨우 발을 빼고 있는 일본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불가피한 것이 당연하다. 결국 야심 찬 새 정부의 정권 공약도 재정적자 확대로 물거품이 되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엔씩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을 해마다 첫해에 0.26%, 다음해에는 0.47% 끌어내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엔화 강세는 수입가격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있지만 수출 기업의 타격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일본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175%. 전문가들은 세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추가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경우 재정적자가 얼마나 더 불어날지 추산하기도 어렵다는 분위기다.


◆일본은행의 결정은 = 출범을 앞둔 하토야마 정부가 엔화 강세를 지지하며 환율 개입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일본은행은 80엔대의 초 엔고(高)를 눈앞에 두고 팔짱만 끼고 있을 것인가.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16, 17 양일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0.1%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환율 개입에 대해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지표와 리스크 선호 현상 등 외적인 요인에 의해 환율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일본은행은 섣불리 환율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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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문가들은 수출 기업들이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내성이 강해진데다 일제히 상정환율을 기존의 100엔대에서 90엔대 초반까지 올려 잡은 만큼 웬만한 엔고에는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체력을 갖췄다며 일본은행이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라카와 총재는 지난 6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은 한계에 달했다며 정부가 나서줄 것을 요청한 바 있어 정책을 쉽게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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