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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첫 공식회동, 시장은 '냉담'

'그가 돌아왔다.' 애플의 영웅 스티브 잡스가 9일(현지시간) 마르고 갈라진 목소리로 아이팟 나노(iPod Nano)를 소개하는 자리에 섰다. 올 1월 간이식을 받은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청중들의 잡스의 등장에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애플을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애플은 이날 아이팟의 새로운 모델을 소개했다. 아이팟 나노는 동영상 촬영 기능과 FM라디오 기능이 추가됐고, 가격은 8기가 모델이 149달러(약 18만원)로 정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출시한 준HD(Zune HD)를 199달러(약 24만원)에 판매하는 것을 의식한 탓에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컴퓨터와 아이팟을 연결하는 시스템인 아이튠스(iTunes)도 업데이트 해 발표했다. 튠스 9(Tunes 9)이라고 불리는 새 시스템은 음악은 물론 사진과 가사, 영상 등 앨범 전체 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했고 홈 공유 등 기능을 강화했다. 애플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법적문제와 불법 다운로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이팟의 판매량은 지난분기(4~6월) 전년동기 7% 가량 줄었다. 애플은 이에 대해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아이팟의 기능을 대부분 소화하는 아이폰(iPhone)과 동영상과 인터넷 기능까지 갖춘 아이팟터치(iPod touch)의 매출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잡스의 귀환을 크게 보도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운 아이팟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며 평가 절하했다. 주식도 시원찮은 반응이었다. 나스닥지수는 전일대비 1.1% 상승한 반면 애플의 주가는 1.04% 내림세를 보였다.


한편, 잡스는 “자동차 사고로 희생된 젊은 청년이 간을 기증하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설수 없었다”며 청중들에게 장기 기증에 동참하자고 말했다. 그는 “청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자신의 공백 속에도 애플을 잘 지켜준 경영진에게도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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