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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부양책 효과 내년 소진, 민간 나서야'

경기부양책 약발 다하는 2010년 이후 우려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 경제의 바닥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진 가운데 논의의 초점이 '포스트 경기부양책'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2일(현지시간) 미 연준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8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이 문제가 처음으로 언급돼 주목된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에는 경기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2010년이면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과 이후 경기 향방에 대한 우려가 드러났다. 전례 없는 부양책의 효력이 다하는 시점부터 민간 부문이 경기 회복을 주도해 나가야 하지만 고용 부진과 상업용 부동산 문제 등 실물 경기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 경제학자들 사이에 더블딥 우려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부양책 이후 2차 침체 우려 =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경기회복의 신호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아직까지 경제가 취약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연준은 “고용시장 상황이 여전히 나쁘고 기업들이 고용에 소극적"이라며 “실업률 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선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지는 2010년 이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연준 위원들은 “부양책과 유동성 공급 정책이 올해와 내년까지는 경제성장을 이끌겠지만 그 이후에는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며 “(성장동력이) 민간 수요와 소득 성장으로 대체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양책의 약발이 다할시 쯤 미국경제가 제 2의 경기침체로 들어설 것이라는 ‘더블 딥(double dip)’ 우려와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경고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대 교수, 핌코의 빌 그로스 등이 최근 이 더블 딥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 하반기 완만한 경제성장 = 의사록에 따르면 8월 회의에선 “미국 경제가 더 나빠질 확률이 ‘상당히(considerably)’ 줄어들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1930년대 이래 가장 고약했던 경기침체가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다만, V자형의 급격한 경기회복은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중앙은행 고위 관료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더딘 속도의(slow) 경제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저금리 기조가 당분가 더 이어져야 된다는 사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현재의 통화 정책을 바꾸는데 급할 것이 없다”며 연준이 완만한 경제성장을 지켜보며 현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출구전략’ 의견 엇갈려=한편, 8월 회의에선 출구전략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에 엇갈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2명의 정책위원들은 유동성 과잉을 막는다는 의미에서 모기지유동화증권(MBS)과 기관 채권 매입 속도를 늦추는데 동의했지만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은 ‘아직 이르다’며 여기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모기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종전대로 유지하기로 의견을 정리했다. 연준은 1조2500억달러 규모 모기지증권 매입과 2000억달러 규모 정부 보증기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


연준 위원들은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향후 예상치 못한 충격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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