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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 日민심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8.30 국민의 선택'에서 일본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1955년 창당 이래 54년동안 지속돼온 자민당의 안일한 국정 운영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장기 집권이 부른 빈부격차 확대와 도시와 농촌간 양극화 현상, 비정규직 증가 등에 불만을 갖고 모험을 선택한 것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정권교체가 확정됨에 따라 31일 안에 '정권 이행팀'을 구성해 자민당으로부터 정권 인수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달 중순 열리는 특별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된다.

◆ 외교노선 어떻게 달라지나 = 하토야마 대표는 기존 집권당인 자민당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노선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뿌리기식' '선심성' 예상지출을 지양하는 한편 세습의원 및 낙하산 인사 금지 등 정치 개혁에도 칼날을 세워 완전히 달라진 일본을 만들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외교 면에서도 아소와는 확연히 차별화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 5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의 뒤를 이어 민주당 대표직에 오르면서 "가치관이 다른 사회와도 공생해 나아갈 수 있는 우애외교를 중시하겠다"고 공언했다. 끼리끼리의 관계를 중시하는 이른바 '가치관 외교'를 지향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와는 확실한 차별화를 선언한 것이다.

따라서 대미 관계는 '할말은 하는 대등한 관계'를 추구하는 만큼 기존 정권이 지향해온 미국과의 밀월관계에도 다소 거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대아시아 관계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을 모델로 한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내세운 만큼 향후 아시아 국가들과의 돈독한 우애 노선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일 관계에 온기가 충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두 차례 방한한 하토야마는 "대미 관계만을 중시했기 때문에 일본은 아시아에서 고립됐다"며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우정관계를 돈독히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또한 그는 한국과 중국, 북한을 의식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와 역사 교과서 문제의 해결은 일본이 해결해야 할 큰 과제"라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지난 6월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는 "일각에서 과거의 침략 행위나 식민지화를 미화하는 풍조도 있지만 민주당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할 용기를 갖고 있다"고 말해 과거사 문제 해결에 나설 뜻을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독도 영유권 문제와 역사교과서 문제 등의 해결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전망이다.


◆ '3가지 교체' 변화하는 일본 = 한편 이번 선거는 세 가지가 교체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민이 새로운 정권을 선택한 데 따른 '정권교체'와 낡은 정치에서 새로운 정치로의 '세대교체', 관료주의적 정치에서 국민이 주도하는 정치로의 교체다.


일본 국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집권해온 자민당에 대한 실망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고이즈미 돌풍'까지 일으켰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구조개혁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한편, 그의 뒤를 이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의 잇따른 중도 사퇴,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의 잦은 말실수와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는 정치 행보로 자민당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독자적인 경쟁력으로 압승했다기 보다는 자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으로 인한 반사익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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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동수당 신설 등 재정 지출을 수반하는 민주당의 정권공약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정권교체 실현으로 겨우 한 고비를 넘겼을 뿐이다. 민주당을 믿고 모험을 강행한 유권자들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단명으로 끝난 1947년 가타야마 내각과 1993년 하네다 내각의 전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오는 2013년까지 활보할 무대가 주어졌다. 하지만 민심을 실망시킬 경우 모처럼 이룬 정권 교체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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