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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매버릭] Fed 의장을 바꿔야

시계아이콘01분 16초 소요

전날 뉴욕증시가 사흘 연속 연고점 경신 행진을 펼친 이유 중 하나로 버냉키 연준(Fed) 의장의 연임을 꼽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 촉발로 인해 제2의 공황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 할 정도로 암담했던 위기국면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 대책들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게 되고, 투자심리에도 안정을 주면서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Fed 의장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금융위기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까지 평가하는 것은 지나친 아부이자 실상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Fed 의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만한 대안이나 비전이 없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다른 선택권이 없었다는 게 가장 타당한 분석일지 모른다.

미국 Fed 의장은 한번 임명되면 쉽게 바뀌지 않는 게 전통이 돼 버렸다.
우리가 익히 잘 알게 된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임명돼 2006년까지 무려 20년이나 자리를 차지했고, 전임자였던 폴 볼커도 1979년 지미 카터 대통령 때 임명돼 2명의 대통령을 겪었다.
1951년에 임명된 윌리엄 마틴도 20년 가까이 Fed 의장직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같이 Fed 의장을 오래 하는 것이 당적과 무관하게 통화정책의 영속성을 유지하면서 시장에 안정감을 심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상에 어떤 대통령이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까지 불리는 엄청난 자리를 원하는 사람으로 교체하고 싶지 않겠는가.

쉽게 교체할만큼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게 흘러왔기 때문일 수도 있고 교체한들 별다른 이득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Fed 의장 교체시 연준의 극비 내용이 흘러나가거나 폭로될 것을 우려해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에 의거, 웬만하면 변화를 구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경험을 따르는 것일 수 있다.


시장을 가장 잘 아는 경제 대통령으로 칭송받던 그린스펀 전 의장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잉태시킨 원흉이 된 것처럼 버냉키 현 의장도 어떤 평가를 받을 지 모른다.
Fed 의장을 계속 연임시킬 게 아니라 교체해서 재임기간 중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공개하는 게 오히려 시장에 득이 될 가능성은 없는 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왜냐면 학자로서의 입장을 던져버린 버냉키 Fed 의장이 연임한다고 해서 그에게 개인적인 명예가 있을 것 같지 않거니와, 미국은 물론 글로벌 세상에도 이롭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젊은 피의 수혈, 고이면 썩는다 등등 수많은 격언에도 불구하고 왜 Fed 의장은 지겹도록 오래하는 것인지 원...

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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