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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필터 "댄스음악 홍수시대에 진짜 '록'으로 승부"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정크뮤직, 이제 그만 들으세요."


록밴드 체리필터가 2년만에 컴백, '진짜 음악'을 들어보라고 권했다. 27일 5집 '락스테릭'을 발매하고 활동을 재개한 체리필터는 오랜 산고와 사색 끝에 얻은 '진짜 음악'으로, 최근 2~3개월마다 쏟아지는 '신곡'들과는 다른 차원의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체리필터의 컴백은 무려 2년만. 으레 오랜 공백은 상당한 암흑기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체리필터는 새 앨범 준비 기간으로 2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원래 노래를 만들려고 하면 시간이 필요해요. 이야기거리가 있을만한 감정도 필요하고요. 누구는 작곡가, 작사가 붙여서 저녁에 가수 뚝딱 녹음하고 금방 컴백하지만 밴드는 다르잖아요. 오븐에 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재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하는 진짜 요리를 해야하니까요."(연윤근)

앨범 타이틀 '락스테릭'은 '락'과 '히스테릭'의 합성어로 발작적인 록 정신을 의미한다. 모두 다 비슷비슷한 음악만 듣고 있는 가요시장에서 장르적인 특성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각오다.


"요즘은 노래 하나를 되게 정성 들여서 만들어내기보다는 뭔가 사람들 뇌리에 선명하게 박아넣는 것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싱글 문화가 확산되다보니까 노래를 계속해서 만들어내야 하고, 그러다보니 표절, 샘플링에 대한 불상사도 생기고요. 우리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가장 내추럴하게, 싱어송라이터로서 기본을 보여드리기로 했어요. 밴드 생활 10년 노하우를 다 녹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스스로, 더 익스트림한 록을 보여드리고 싶었죠."(조유진)

타이틀곡 '피아니시모'는 체리필터의 기존 히트곡인 '낭만 고양이', '오리 날다' 등과는 궤를 달리 하는 곡이다. 소중한 사람으로 인해 아픈 기억은 모두 삼킨다는 내용의 러브 테마송.


"우리가 갖고 있는 또 다른 색깔 중 하나예요. 지금까지 저희 CD를 다 들으신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텐데, 우리를 방송에서만 접하신분들은 의외라고 보실 거예요. 물론 또 노래에 거북이나 올빼미를 등장시켰다면 홍보가 쉬웠겠죠. 하지만 그렇게 한가지 색깔로 굳는 건 피하고 싶었어요."(정우진)


활동을 쉬는 동안 체리필터는 꽤 바빴다. 그동안 음악해서 번 돈으로 홍대에 대규모 스튜디오를 마련했고, 그 스튜디오를 통해 인디 밴드들의 제작도 도왔다. 5집에 영감을 받기 위해 여행도 다녀왔다.


"저희는 음악을 하기 위해 돈을 벌어요. 체리필터를 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집을 산 멤버가 한명도 없어요. 밴드는 음악하기가 참 힘들거든요. 녹음실 렌탈해서 밴드 녹음하려면 돈이 엄청 들죠. 제작비를 줄이면서 녹음 퀄리티를 살리려면 녹음실을 하나 가져야만 해요."(정우진)


공백기 동안 가요시장을 보면서 불만이 꽤 많았다. 비슷비슷한 댄스 음악만 사랑받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래서 오히려 '록'의 정신을 더 극명하게 드러내겠다는 '락스테릭'이라는 타이틀을 지었다.


"요즘 나오는 음악들은 다 정크푸드 같아요. 정크 뮤직이죠. 뭐가 하나 히트하면 전부 비슷하게 나와요. 블랙아이드피스의 '붐붐파우'가 히트하니까 우리나라에 3주 후에 비슷한 곡이 나오더라고요. 그들의 음악이 과연 1~2년 후에 사랑받을까요?"(정우진)


체리필터는 가슴을 울리는 가사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후크송의 인기로 따라 부르기 좋은 가사만 범람한 지금, 체리필터는 슬플 땐 같이 울어주고 기쁠 땐 함께 춤 출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했다.


"30대가 되고 나니 세상과 발 맞추는 방법을 알겠어요. 20대때의 질주본능과는 달라요. 가벼운 곡도 가사는 아주 가볍지 않아요. 물론 쉬운 가사가 더 좋을 수도 있어요. 피곤하고 짜증나는데 노래까지 들으면서 생각할 여유가 없을 수도 있죠. 하지만 제가 고등학교때 듣던 노래에는 그 안에 하나의 우주가 있었어요. 가슴을 울려주는 그 무언가가 있었죠. 참 그리워요."(조유진)


체리필터는 자신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게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우리 음악은 외국에 새어나가는 저작권료가 없습니다.(웃음) 우리 나라 경제에 한 몫하는 거예요. 사실 번안곡이 참 많은데, 그게 다 문화적 잠식이라고 생각해요. 순수 창작을 권장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연윤근)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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