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로열티 출자전환, 지분 12.5% 획득...퀄컴, 경영권 행사는 안해
세계적인 통신기술 사업자인 퀄컴이 국내 휴대폰 제조사인 팬택계열의 2대 주주로 나선다.
팬택계열은 퀄컴에 2006년 미지급된 로열티 7626만달러를 출자전환하기로 퀄컴측과 합의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퀄컴은 미지급 금액 중 일부인 4739만 달러에 해당하는 팬택 지분 12.55%, 팬택앤큐리텔 12.17%를 보유하게 된다. 남은 금액에 대한 출자전환은 양사간 합의에 따라 추후에 정해진다.
팬택측은 "양사간 합의에서 퀄컴은 15%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지 않고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나중에 실적이 좋아져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남은 금액을 출자전환하면서도 퀄컴의 지분은 15% 이상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팬택계열의 1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팬택 지분 13.87%, 팬택앤큐리텔 지분 12.2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팬택은 지난 2006년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2007년 4월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퀄컴측에 출자전환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퀄컴이 뒤늦게 팬택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지난 7월23일 공정위로부터 불공정 거래 혐의로 26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국내에서 기업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은 휴대폰 CDMA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국내 휴대폰 업체로부터 엄청난 로열티를 받아가면서 국내 투자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이번 투자는 국내 IT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이미지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택계열도 퀄컴이 2대 주주가 됨으로써 국제적 신인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팬택계열측은 "그동안은 일본과 미국, 중남미 시장 위주로 수출을 추진해왔다"면서 "내년에는 유럽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퀄컴이 대주주가 된 것은 유럽 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팬택계열은 2007년 4월 기업개선 작업에 들어간 이후 연속해서 8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재무구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