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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 '바닥탈출' 확실한가

'깊고 긴 침체'.. 시련은 이제부터?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지수가 1만엔대를 회복하는 등 일본 경제가 바닥에서 벗어났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됨에 따라 생산도 활기를 되찾는 한편 소비에서도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고용과 설비의 2가지 '과잉' 문제와 함께 일본의 최대 시장인 미국 경제에 따른 리스크도 적지 않다. 일본 경제는 이같은 요인때문에 침체와 회복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빠르고, 깊고, 긴 日의 '○○○○' = "이번 경기 침체 속도는 과거의 여느 불황 때보다 훨씬 빠르며, 지난 1~3월 국내총생산(GDP)도 전후 최악인 연율 14.2% 감소로 침체도 깊었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2009년도 경제재정백서는 작년 가을 리먼 쇼크 이후 경기 침체의 특징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는 과거의 평균 침체기간이었던 16개월을 넘어설 공산이 큰만큼 일본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봄 기업들의 재고 조정의 진전에 힘입어 생산·수출이 개선되자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사실상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선언했다. 7월말 발표된 4~6월 산업생산은 생산은 전기 대비 8.3% 증가로 5분기만에 증가했고 7, 8월 생산계획도 각각 1.6%, 3.3% 증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전자·부품 부문의 회복이 두드러져 "7~9월에 걸쳐 수요 회복이 지속될 것이며 산업, 자동차 업계의 회복은 예상 이상"이라는 견해도 새어나오고 있다.


하지만 거시경제 전체를 보면 본격적인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더 높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경제재정상은 "경제 수준으로 말하면 (작년 가을 이후) 70%로 떨어졌다"며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무조건 기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 경제를 둘러싼 리스크 요인이 너무 많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숨은 실업자 607만명 = "고용은 경기 하강의 최대 리스크다" 일본 관청가 가스미가세키(霞が關)의 경제 관료와 재계인,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입을 모으고 있다.


6월 일본의 실업률은 5.4%로 최근 5개월동안 1.3%포인트나 악화됐다. 이로써 2002~2003년에 걸쳐 기록한 사상 최악의 기록인 5.5% 돌파도 시간문제가 된 셈이다.


일본 기업들은 정규·비정규직을 불문하고 감원을 강행하는 등 고정비 압축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6개월 동안 자동차와 전기 등 20개 주요 메이커들의 감원 수는 정사원만 8만7000명에 달했을 정도다.


여기에 경제재정백서는 '기업 내 실업자(잉여인력)'가 1~3월에 사상 최악인 607만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 기업 내 실업자가 모두 실직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실업률은 무려 13%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후생노동상은 "정부의 대책이 없으면 (실업률은) 10%라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디플레 공포 = 고정비를 줄이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인건비 삭감에서도 잘 나타난다. 일본 게이단렌(經團連=경제단체연합)에 따르면 도쿄증시 1부에 상장한 253개사의 올 여름 보너스 지급액은 평균 전년 대비 18.3% 감소했다. 닛폰소켄(日本綜硏)은 "보너스는 향후 2년간 전년에 비해 6~8%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 환경이 악화하면 개인 소비심리가 차가워지고, 기업들도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인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결과 남는 것은 기업수익 악화와 새로운 임금 하락 압력뿐.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 하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경제에 디플레의 전조가 확실히 나타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설비 과잉 30% = 고용과 함께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설비 과잉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올해 세계 판매 계획은 650만대인 반면, 생산 능력은 1000만대로 전세계 설비의 30% 이상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3세대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차만 호조를 보이는 만큼 도요타 입장에서 과잉 설비 해소는 최대 경영 과제라 할 수 있다.


일본은행의 6월 단칸지수(대기업과 제조업 체감경기지수)에서도 대기업과 제조업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은 3개월 전 전년 대비 13.2%에서 24.3%로 대폭 하향 수정돼 설비 과잉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러나 버블 붕괴 후인 '잃어버린 10년'동안 고용·설비·채무 등 '3대 과잉'에 고전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침체국면에서는 '2개의 과잉'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는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하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한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회만 잡을 수 있으면 회복세를 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일본 기업들에게 현재는 기업의 저력을 테스트해볼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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