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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대형주도 골라 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형주 편식 성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올들어 19조70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국내 증시를 견인하고 있지만 사들이고 있는 주식은 전기-전자(IT) 자동차 등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확실한 대형주 60여 종목에 불과했다.


13일 FN가이드에 의뢰해 외국인의 지분 보유비중을 조사한 결과, 지난 10일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대형주 지분 비중은 33.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30.5%보다 3%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반면 중형주 보유 비중은 13.5%로 지난해 말 14.2%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소형주 비중 역시 지난해 말 7.2%에서 5.3%로 1.9%포인트 줄었다. 대형주는 코스피 시장 내 시가총액 기준 100위까지 종목이며 중형주는 101~300위까지, 소형주는 301위 이하 종목이다. 외국인들이 최근 랠리에서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권 내 대형주에만 집중했음을 의미한다.


대형주 내에서도 외국인의 입맛은 철저히 차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형주 중 지난해 말 보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증가한 종목은 67개에 그쳤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지분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진 종목은 GS건설이었다. 현재 외국인 보유비중은 48.03%로, 지난해 말 보다 14.90%포인트나 늘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도 이 기간 외국인 비중이 각각 9.30%포인트, 7.46%포인트씩 확대됐다.


금융위기 당시 건설주와 함께 비우기 급급했던 증권ㆍ보험주 등도 다시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안리의 외국인 보유비중이 지난해 말 27.49%에서 현재 36.57%로 늘어난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6.90%->15.66%) 삼성증권(15.05%->19.53%) 삼성화재(49.10%->53.12%) 대우증권(9.13%->12.26%) 등도 외국인 지분 확대가 두드러졌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올들어 건설주나 증권ㆍ보험주 등을 집중 사들인 것은 지난해 금융위기 사태 후 과도하게 비웠던 포지션을 다시 채우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실적이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도 외국인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보인다.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구조조정의 승자로 부상한 국내 IT 자동차 업종에 대한 러브콜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자동차 업종 대표주인 현대차의 현재 외국인 보유 비중은 33.53%로 지난해 말보다 6.95%포인트 증가했고 IT 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비중도 47.05%로, 지난해 말보다 3.98%포인트 늘었다.


이에 반해 호남석유 한진해운 효성 외환은행 삼성정밀화학 SK에너지 LS산전 엔씨소프트 등은 외국인의 대형주 중심의 순매수 랠리에서 소외돼 대조를 보였다.


특히 상반기 기관의 매수세에 고공행진 했던 엔씨소프트도 외국인에게는 되레 소외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현재 외국인 지분은 14.83%. 지난해 말 21.29%보다 6.46%포인트 감소했다.


외국인의 선호주로 꼽혔던 호남석유도 지난해 말 32.14%였던 외국인 지분이 23.86%로 줄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한국금융지주 외환은행 기업은행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 등 일부 은행의 외국인 지분도 감소했다. 증권ㆍ보험주 등에 러브콜을 보낸 것과는 비교된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해 말 8.49% 였던 외국인 지분이 8.33%로 줄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 등에 맞물리면서 대우건설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외면 이유로 해석된다. 올해 외국인들이 철저히 실적과 전망에 입각해 건설주를 채워 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입장에서 본다면 다른 나라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리스크가 적은 측면이있고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도 중소형주 보다는 대형주가 좋다"며 "앞으로도 대형주 중심의 압축된 매매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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