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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방북, 남북경협 새 물꼬 열리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방북길에 오르는 길에 북에 억류된 직원 유모씨 석방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가능성도 높아지면서 현 회장發 남북관계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현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경기도 파주의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 평양 방문길에 올랐다. 현 회장은 출경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아산 직원인 유모씨의 석방과 관련,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금강산 관광의 재개 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김규철 남북경협연대 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현대아산 모 임원이 지난달 초 중국 단둥에서 북측관계자들과 유씨 문제 등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유씨 석방은 8.15 전과 후 두 가지 가능성이 있으며 북측에서는 미국 여기자를 석방한 상황에서 더이상의 억류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인식한 때가 된 것 같다"며 석방임박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 회장은 장녀인 정지이 현대U&I 전무와 현대아산의 직원들과 함께 2박3일간 평양에 체류하고 돌아온다.

◆중단 1년 만은 금강산관광,,12.1조치 후폭풍 개성공단 기대감


정부 당국에서는 현 회장의 방북을 개인적인 일로 보고 있으나 정부 안팎은 물론 현대그룹,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도 꽉 막힌 남북관계와 남북경협에 새로운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 회장의 방북은 무엇보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강산관광은 중단 1년째를 넘고 있고 동시다발성 악재에도 꿋꿋했던 개성공단은 통행시간과 인원을 제한한 12.1조치에 난항을 겪는 토지임대료와 임금인상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주력사업인 금강산관광 사업은 1989년 1월 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금강산관광 개발 의정서'체결로 시작됐다가 1998년 6월 소떼 방북으로 사업 추진이 급진전됐다. 2003년 9월부터는 육로를 이용한 금강산관광이 가능해졌고 2005년부터는 남북관광 30만 명 시대가 개막됐다. 2008년 7월 관광 중단전까지의 누적 관광객은 195만 6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금강산관광 사업 중단의 장기화로 남북간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내 정치ㆍ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태. 현대경제연구원은 관광 매출액과 교통운수업, 지역경제 손실 등의 금강산관광 중단 1년 피해는 2007년 관광객 34만5000 명을 기준을 할 때, 약 2억 148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대략 854억원(금강산 848억원, 개성 16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금강산 관광 협지 협력업체들의 손실까지 합하면 지난해 7월 대북 관광 중단으로 인한 손실액은 214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교역 급감 개성철수 우려 여전..현 회장 역할론에 무게


현대경제연구원은 '금강산관광 중단 1년과 과제' 보고서에서 "금강산관광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남북교류가 단절돼 남북관계가 10년 전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며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남북 대화의 재개가 요구되는 시점으로 8.15 경축사에서 남북의 포괄적 협력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절실한 쪽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현 회장의 방북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히고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신변문제가 풀릴 경우 3통(통행, 통신, 통관)에 대한 우려가 해소돼 바이어들의 불안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북핵실험과 12.1조치 이후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간 교역은 급속 악화된 상태.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남북교역 규모는 6억498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3.4%에 불과했다.남북교역 규모는 지난 99년 3억2865만달러에서 지난해 18억2078만달러로 10년 사이 5배 이상 늘어났으나 올 상반기 중 작년의 3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


실제로 김규철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를 나중에 한) 후발업체 가운데 7,8곳이 철수를 고려하고 있고 남북간의 변수에 따라서는 철수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신규인력을 제대로 못받았은 데다 풀가동이 어렵고 임금만 지불하는 상황이어서 우선 철수를 절실하게 고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개성입주기업의 한 관계자는 "남북 당국간에 꼬일대로 꼬인 난제들이 오히려 개인, 기업인 자격으로 방북한 현 회장이 풀어낼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현정은 회장이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처럼 개인자격으로 유씨는 물론 연안호 직원등의 신변문제를 말끔히 처리하는 한편, 고 정주영 회장의 소떼방북과 같은 대어를 낚고 돌아올 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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