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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회복 '청신호 VS 착시현상'

관건은 소비와 실업

대공황 이후 최대 침체를 맞은 글로벌 경기에 과연 청신호가 켜진 것일까. 경제지표의 베이스효과에 따른 착시현상일까.


글로벌 경기의 회복 신호가 각종 지표를 통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제조업 지수가 침체 일로를 벗어나기 시작한 것. 금융시장도 화색이다. 미국과 유럽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리먼 브러더스 몰락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리보금리 하락에서도 신용경색의 해빙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지표에서 나타나는 회복 신호를 정작 피부로 느끼기는 힘들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실업률이 여전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모기지와 신용카드 등 가계 신용 연체율도 오름세다. 개인 파산 역시 악화일로다.


한 가지 주목되는 부분은 베이스효과가 있거나 유동성으로 치유 가능한 부분에서 '청신호'가 켜진 반면 실업률을 포함해 베이스효과 없이 집계되는 수치는 여전히 '적신호'라는 사실이다.

베이스효과란 근간(base)이 되는 과거 수치가 워낙 부진했던 탓에 최근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뜻한다. 베이스 효과의 유무에 따라 지표 추이가 엇갈려 최근 나타난 경기회복 신호가 일종의 '착시현상'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 성장-금융시장 지표 '화색'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예상 밖 증가가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가장 고조시켰다. 올해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문가들의 예상치(-1.5%)보다 높은 -1.0%로 집계됐다. 전분기의 -6.5%에서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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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지수 역시 호조를 보였다. 미국의 7월 제조업지수는 전년대비 4.1포인트 상승한 48.94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과 일본, 중국 등의 주요 시장의 제조업지수마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제조업지수는 기업들의 신규주문과 생산증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만큼 향후 경제상황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다.


리보금리와 CDS(신용디플트스와프) 프리미엄이 낮아진 것도 금융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지난 7월 리보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0.5% 밑인 0.496%를 기록했다.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프리미엄 역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 고용-개인 신용 및 소득 '잿빛'


그러나 베이스 효과가 없거나 유동성의 힘이 미치지 않는 지표는 여전히 악화일로다. 특히 높은 실업률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미국의 6월 실업률은 26년 만에 최고치인 9.5%를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10%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 상태다. 유로존 역시 사상 최대치인 9.4%, 일본은 5.4%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고용악화와 소득 감소의 악순환으로 미국 프라임론(우량주택담보대출)의 연체 역시 늘어났다. S&P의 조사에 따르면 3월과 6월 사이 프라임론 연체율은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프라임론 대출자들마저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신용카드와 모기지 대출 등 개인 채무가 미국은 지난달 1조9140억 달러, 유럽은 2조467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미국은 14%, 유럽은 7%가 부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개인신용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 파산도 속출하고 있다. 7월 미국의 신규 소비자 파산 건수는 전월대비 8.7% 증가해 12만6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2005년 10월 이후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개인 소득은 베이스효과가 있는 지표인데도 고용 악화와 각종 대출금 연체 증가로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6월 개인소득은 1.3% 감소해 4년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가계 경제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고용시장과 가계소비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하고 있다. 스티븐 리치우토 미즈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경기회복을 논의하기에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소비 위축의 한가운데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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