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무역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7월 수출입 잠정치가 발표되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무역수지가 2월이후,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데다 교역액 역시 지난해 10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특히 기업투자 등으로 자본재 수입감소율이 둔화되면서 하반기 경기회복에 긍정적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액정디바이스 수출 호조..중국 경기부양 최대 수혜
1일 지식경제부의 '7월 수출입동향(잠정치)'에 따르면 7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0.1% 감소한 32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 평균 수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20.1% 감소한 13억1000만달러. 품목별 수출은 액정디바이스, 선박은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자동차ㆍ일반기계, 석유제품 등 대부분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액정디바이스(22억달러, 33.6%)는 중국이 신제품 구입과 노후가전 교체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가전하향(家電下鄕), 이구환신(以舊換新)라는 경기진작 효과를 누리고있다. 이달 1∼20일까지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23.6%나 증가했으며 아세안(8.3%) 등이 증가했고 나머지 지역은 감소했다.
선박류(38억3000만달러, 7.6%) 3년치 수주물량이 확보되어 있어 수출호조세를 지속했다.선박수주가 급감하고 있으나, 수출은 기확보된 물량을 인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하고 무선통신기기, 철강제품 등 10개 주력품목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지속했다. 무선통신기기(27억8000만달러, -12.2%)는 경제침체로 휴대폰 시장 규모가 위축되는 가운데, 삼성, LG 등 국내업체의 시장지위는 강화되고 있다. 2분기 출하량 증가로 국내업체의 세계시장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30%를 돌파할 전망이다. 반도체(27억1000만달러, -15.5%)는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인한 수요증가, 주요 경쟁업체의 감산으로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D램가격인 올들어 1달러대를 회복했으나 단가회복이 정체돼 완만한 수출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25억2000만달러, -26.5%)는 중국의 강력한 내수부양에 따른 수요회복과 재고비축으로 수출단가가 일부 회복했으나 전반적으로는 t당 1071달러로 지난 해 7월 t당 1768달러의 60%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가동률은 지난해 78%에서 최근 98%대로 상승했다. 자동차(21억7000만달러, -18.1%)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침체와 동유럽, 중남미 등 신흥시장 판매 감소로, 전년동월대비 감소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유럽내 자동차판매가 6월 중 2.4%증가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고, 미국시장 감소세가 둔화되는 등 판매부진이 완화되는 추세다
◆자본재 수입 감소세 10%대로 축소...하반기 수출촉진,기업투자 청신호
1일∼20일기준 전 지역에서 수출은 감소했지만 중국은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액정디바이스(123.6%), 자동차부품(34.1%) 등 관련 품목이 증가했다. EU시장은 일반기계(-58.9%), 선박류(-44.7%), 무선통신기기(-11.5%), 액정디바이스(-2.2%) 등 대다수 품목이 감소했다. 미국으로의 수출 역시 자동차부품(-43.6%), 자동차(-19.9%), 반도체(-16.0%), 석유제품(-13.7%), 무선통신기기(-2.1%) 등도 감소했다.
7월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35.8% 감소한 275억9000만달러로 예상됐다. 일 평균 수입액은 전년 동월대비 -36.0% 감소한 11억달러였다. 1∼20일간 원자재는 41.9%감소한 가운데 5대 수입품목은 원유(-51.5%)ㆍ가스(-65.9%)ㆍ철강제품(-59.7%)ㆍ석유제품(-42.7%)ㆍ석탄(-23.6%) 모두 감소했다.
자본재(-13.1%)는 올 들어 6개월간 월 평균 26.3%감소했다가 7월 중 감소세가 크게 둔화붳다. 액체펌프(43.7%), 휴대용컴퓨터(33.0%) 등의 수입이 증가한 반면, 불꽃점화식내연기관(-52.7%), 자동차부품(-36.0%), 반도체제조용장비(-29.7%) 등의 수입은 감소했다.
소비재(-18.8%)는 승용차(-73.5%), 신발 (-16.2%), 완구(-1.2%) 등 생활용품(-19.2%)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무역수지는 수출감소율(-20.1%)을 크게 웃도는 수입감세율(-35.8%) 덕분에 전년동월의 적자(19억9000만달러)에서 51억4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국가별로는 중국(16억1000만달러)ㆍEU(2억1000만달러)ㆍ미국(1억5000만달러) 등은 무역흑자를 시현하고 있으나, 중동(-27억6000만달러)ㆍ일본(-17억8000만달러)에 대해서는 무역역조를 지속했다.
2월부터 6개월째 흑자를 기록함에 따라 7월까지 무역흑자 누계는 26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경부는 "하반기 수출을 위한 반도체 등 IT 부품, 설비투자를 위한 장비 등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감소세는 둔화됐다"면서 "수출촉진, 기업투자 등 하반기 경기회복에 긍정적 신호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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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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