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여행]켜켜이 쌓인 시름 내 마음의 피난처에서 싹~~

연일 찌는 듯한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서늘한 바람이 사무치도록 그리워진다.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만들어내는 인공적인 바람이 아닌 천연의 바람 말이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로 이뤄진 우리나라는 이런 천연의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산줄기마다 수려한 계곡들이 실핏줄처럼 뻗어있고 톡 건드리기만 해도 손에 초록물이 묻어 날 듯 한 숲도 천지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가에 앉아 탁족을 하거나 하늘을 이불 삼고 물소리 자장가 삼아 누으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초록숲과 맑은 계곡에서 만들어지는 천연바람을 찾아 무더위도 식히고 마음의 평안까지 찾고 싶다면 지금 바로 떠나보자.


◇영월 법흥계곡-열목어 사는 1급수에 풍덩


영월 서강의 상류이며 남한강 발원지로 이루어진 수주면의 여러 계곡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맑은 물에만 서식하고 있는 가재, 도롱뇽, 쉬리 ,황쏘가리, 자라 등 희귀 토종 어종과 멸종위기동물로 보호받고 있는 수달이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다.

특히 물이 깨끗하다고 소문난 수많은 계곡이 있지만 법흥계곡 상류의 계류는 유난히 맑고 투명하다. 바닥의 바위가 흰색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곳의 물은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법흥계곡은 물놀이나 야영을 즐기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상류의 계곡인데도 물살이 느릿느릿하고, 군데군데 깊지 않은 소가 형성돼 있다. 계곡 양쪽의 울창한 소나무 숲은 8월의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기에 충분하다.


계곡에서 시원함을 만끽했다면 상류에 있는 법흥사로 가보자.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고찰이다.


우리나라에는 부처님 진리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적별보궁이 5곳 있는데, 법흥사가 그 중 하나다.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영취산 통도사, 태백산 정암사 등 다른 적멸보궁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그 풍광과 정취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사찰로 드는 길이 울창한 숲으로 이뤄져 있어 산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주변에는 한우관광명소인 다하누촌이 있고 주천강변에는 섶다리를 비롯해 요선정, 요선암 등도 볼거리다. 영월군 1577-0545 (033)370-2541


◇지리산 내원사ㆍ대원사 계곡-내면의 나를 찾는 계곡


5 개 시.군에 둘러싸여 언제 봐도 넉넉한 어머니 품속 같은 산이 지리산(智異山)이다.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지게 한다'는 지리산은 한라산, 금강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삼신산의 하나로 국내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지리산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계곡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경상남도 산청쪽 지리산에는 마야계곡, 청개골계곡, 거림계곡, 중산리계곡ㆍㆍㆍ 등 다른 지역의 이름깨나 났다는 웬만한 계곡들도 이쪽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다.


그러나 이중 사람들이 단연 최고로 꼽는 계곡은 대원사ㆍ내원사 계곡이다.


대원사 계곡은 다른 지역의 계곡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너른 암반들로 이뤄진 아기자기한 계곡이 아니라, 집채만한 바위들이 구르는 힘차고 원시적인 풍모의 계곡이다. 호탕한 소리를 내며 맑은 계곡물이 사시사철 흘러내리고 있다.


천왕봉에서 중봉과 하봉을 거쳐 새재, 왕등재, 밤머리재와 웅석봉으로 이어지면서 산자락 곳곳에서 발원한 계류가 암석을 다듬으며 흘러내린다.


또 계류와 바위가 만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선녀탕, 세신대, 옥녀탕 등이 늘어서 있고, 비구니 참선도량인 대원사(大源寺)가 터줏대감으로 앉아 있다.


계곡을 끼고 있는 절집 대원사는 신라 진흥왕 때 연기조사가 창건했다는 비구니들의 수행도량. 내력은 깊지만 소실과 중건을 거듭해 지금의 절집 건물은 1959년에 지어진 것이다.


내원사 계곡도 빼 놓을 수 없다. 대원사 계곡처럼 웅장하지는 않지만 계곡과 어우려진 산세의 아기자기한 멋은 이쪽이 더 아름답다. 계곡을 따라 늘어선 활엽수의 가지 끝이 초록물이 뚝 뚝 떨어질 듯 하다.


장당골 계곡과 내원골 계곡이 합류하는 지점에 절집 내원사(內院寺)가 있다. 천년고찰로 반야교(般若橋)가 유명한데 한여름에도 소름이 끼칠 만큼 찬기운이 휘몰아친다.


내원사입구에는 야영장이 있어 밤하늘을 보며 별을 헤도 좋고, 아이들과 물놀이 하기에도 그만이다.


올 여름 조용한 내면의 나를 찾고싶다면 지리산계곡으로 떠나 보자. 산청군(055)970-6000


◇내변산 봉래구곡-계곡길 걷노라면… '山海絶勝'이 내 품에


변산반도는 예로부터 산해절승(山海絶勝)으로서 '서해의 진주'라고도 불렸다.
특히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한 내변산은 호남정맥에서 나뉘어 온 산줄기가 서해로 튕겨 나온 듯한 기암 괴석으로 이루어진 산봉우리와 그 사이 폭포, 계곡, 절집 등 승경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계곡길의 시작은 봉래구곡 입구에서 직소폭포까지 이어지는 2km다. 계곡미와 숲 트레킹을 겸할 수 있는 이 길은 산과 물이 어우러진, 훼손되지 않은 자연으로 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계곡은 선녀들이 목욕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선녀탕이나 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특이한 모양의 분옥담 등 하나 같이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평평한 계곡길이 이어지다 약간 가파른 길에 올라서면 왼쪽으로 산과 산사이로 거대한 저수지가 나온다. 1차 휴식지인 '직소보'다. 직소폭포에서 내린 물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으로 나무테크로 만들어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직소보는 한 마디로 장관이다.


저수지를 보고 계곡을 따라 가파르게 산길을 오르면 갑자기 우렁찬 물소리가 귓전을 때리면 직소폭포가 나온다.


30m 높이의 직소폭포는 주변 산세와 잘 어우러져 있어 외변산의 채석강과 함께 변산반도의 양대 명소로 손꼽힌다.


폭포에 내려서면 한 발 한발 내딛딜때마다 물줄기 소리는 더 힘차다. 하늘을 가린 숲길은 마치 다른 세계로 연결된 터널 같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물줄기 끝에 서면 여름의 무더위는 부서지는 포말과 함께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만다.


변산을 찾았다면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내소사를 비롯해 낙조로 유명한 솔섬, 채석강, 새만금 간척지 등도 빼놓을 수 없다부안군(063)580-4191


영월ㆍ산청ㆍ부안=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