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험사들을 가장 떨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경기침체로 인한 투자수익 하락? 늘어나는 악성채무? 아니다. 바로 ‘날씨’다.
2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지 CNN머니는 미 손해보험사들이 예상보다 높은 투자 수익을 기록하고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얄궂은’ 날씨라는 복병 앞에서 떨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PCIAA(미국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해보험업체들은 투자수익으로 37억 달러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동기 124억 달러에서 큰 폭으로 줄긴 했지만 불경기임을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보험업체들은 자연재해로 파손된 자동차, 빌딩, 주택에 대한 보험금으로 25억 달러를 지출, 투자수익 37억 달러의 70% 가까이를 토해내야 했다. 지난해 동기 보다 4배가량 불어난 액수다.
사정은 지난해에도 마찬가지. 지난해 미국 보험업체들은 총 212억 달러를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금 명목으로 지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험업체들이 지난해 징수한 총 보험료를 웃도는 액수다.
파머스 인슈어런스의 제프 데일리 대표는 “지난 18개월 동안 우박, 토네이도 등 자연재해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고 푸념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은 이들 손해보험업체들이 생명보험업체 등과는 달리 보수적인 투자로 투자 손실이 크지 않았다는 점. 손보사들은 1분기 13억 달러의 손실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금으로 지불할 수 있는 금액 4370억 달러를 따로 챙겨 놓았다. 지난 2006~2007년 호황을 누렸던 결과이기도 하다.
III(Insurance Information Institute trade group)의 로버트 하트위그 회장은 “손보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재무 건정성이 뛰어난 상태로 금융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여력이 컸다는 의미다.
손보사들은 그러나 변덕스러운 날씨와 자연재해가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호황기 때 벌어놓은 수익이 금방 바닥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트위그 회장은 “보험사 매출원은 투자와 보험료, 이 두 가지 뿐”이라며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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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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