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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촌의 명소' 동양문화박물관 가보니

[서울사람도 모르는 서울③]맹사성 정승 집터에 생긴 북촌마을 명물 박물관 탄생 화제

한옥마을로 유명한 삼청동 북촌마을 맨 꼭데기에 이색적인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조선시대 세종대왕 스승으로 청백리 정승인 맹사성 좌의정 집터인 종로구 삼청동 35-91.

서울시내와 북한산 보현 봉우리 등이 한 눈에 보이는 이 곳에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티베트 동남아시아 인도 등지의 수백~수천년 된 희귀 유물들이 소장된 ‘북촌 동양문화박물관’(관장 권영두)이 한달여 전 문을 열었다.


◆맹사성 정승 집터에 '북촌 동양문화박물관' 생겨

지난달 30일 오후 3시 경. 동양문화박물관을 찾았다.


마당에 들어서니 박물관 외관부터 예사롭지 않다. 건물 외관에서부터 한옥마을 분위기가 느껴진다.

기자를 300여년 된 중국 해태상이 반겼다.


동양문화박물관은 담장을 기와 한 장 한 장을 정성 들여 쌓아올린 것이 눈에 들어온다.

권영두 관장이 직원들과 함께 3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직접 기와를 쌓아 담장을 만들고 조경을 한 점이 느껴진다.


1층 오른쪽으로 돌아서니 앞에 ‘옹기장승’이 턱 버티고 서서 발길을 잡았다.

나무로 만들어진 장승은 많지만 옹기로 만든 장승은 흔치 않아 색 다르게 느껴졌다.


이어 추원문과 연못을 지나 계단을 오르니 북한산과 청와대 경복궁 남산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눈 앞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집과 감사원도 보인다.

한마디로 전망이 매우 좋은 곳에 있다.


서울시내를 이곳 저곳 둘어본 후 이규필 부관장으로부터 동양문화박물관에 대한 설명부터 들었다.


이어 2층 전시실부터 들어 전시유물들을 보았다.


◆1층 전시실은 수백년~수천년된 유물 300여점 전시...2층 전시실 100여점 전시돼


2층 전시실은 왕골짜는데 쓰는 돌인 고드레돌과 나막신 미투리 떡살 다식판 투호 다듬이 키 등 우리 조상들이 쓰던 유물들이 전시돼 비교적 친숙하게 느껴졌다.


또 아이들로 하여금 징 장고 꾕과리 북 등 사물놀이 악기를 만지고 처볼 수 있는 체험관으로 마련됐다. 벽엔 민화 등이 걸려 있었다.

특히 2층 경복궁이 내려다 보이는 방은 맹사성 정승 호를 딴 ‘고불헌’으로 이름지어져 있다.


이 방엔 조선시대 돈궤, 강화 반닫이, 사대부들이 쓰던 2층 장 등이 전시돼 있다.


고불헌에는 세종대왕께서 신하에게 스승인 맹사성 정승댁 불이 켜져 있는지 묻고는 불이 켜 있으면 “스승이 주무시지 않는데 잠을 잘 수 있느냐”며 스승댁 불이 꺼지기를 기다렸다는 일화를 이규필 부관장이 들려주었다.

2층 전시실을 둘러본 후 계단으로 내려와 1층 문화 유물이 전시된 메인 전시실로 들어섰다.


입구엔 매우 귀한 중국 전황석 인장이 발길을 잡는다. 황금색 모양의 전황석 인장은 중국 고위층이 쓰던 인장이라는 느낌이 곧 바로 느껴진다.

이어 중국 청나라 시대 연적과 붗을 헹굴 때 쓰던 필세 먹 필통 중국 전국시대 청옥매미형 벼루 등도 시간의 깊이를 느끼게 했다.


또 명성황후의 서간(편지글)과 척화파 대표주자인 김상헌 서간문도 전시돼 역사책에서 보았던 글을 앞에서 보는 다소 흥분이 되기도 했다.

양촌 권근 효행록과 서애 유성룡 징비록 등 값진 유물도 보였다.


또 조선시대 백자철화용문도는 청화백자 1000개 중 하나 나올까말까하는 귀한 자기다. 구름속을 나는 용을 그린 운룡도도 눈길이 갔다.


옆방에 미륵보살,석가여래, 간다라 불두 등 중국과 티베트 불교예술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규필 부관장의 설명을 들으며 1,2층 유물전시실을 둘러본 시간은 1시간 30여분 정도 걸렸다.


동양문화박물관에는 아직 전시되지 않은 유물들이 많을 정도로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권영두 관장은 1층 매표소 옆에 한옥을 한 채 지어 공방과 함께 한옥 체험장을 만들어 공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권 관장 스스로 부채에 민화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역사 유적 전시와 함께 전통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북촌 한옥마을에 딱 어울리는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의욕이다.


현재도 북촌 동양문화박물관은 개인이 만든 박물관치고 상당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박물관은 아직 홈페이지도 오픈하지 않았고, 표지판도 몇 군데 설치 하지 않았지만 입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번주에는 미술 선생님 240명이 관람을 예약했다.


권 관장은 “얼마전에는 한국 여성과 결혼한 외국인 부부가 들러 관람한 후 남편이 "beautiful!" "beautiful!"을 연발하자 부인이 ”대한민국 체면을 세워주어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갔다고 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민들도 북촌의 격을 한 차원 높여주었다고 자랑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 관장은 “북촌 주민들도 박물관 다운 박물관이 들어왔다면서 북촌의 명소를 만들어주어 고맙다”고 말할 정도라고 전했다.


◆찾아가는 길


서울 종로구 삼청동 35-91 북촌 동양문화박물관(전화 486-0191)을 가지 위해서는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2번을 타고 e-믿음치과에 내리면 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오후 7시로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성인은 5000원, 18세 이하는 3000원이다.


◆권영두 관장 누구인가?... ‘유물에 미친 전직 건설사 사장’..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유물 같은 존재


권영두 관장(50)은 옛 것에 미친 사람이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인사동에 들렀다.


충북 음성에서 유학을 온 입장이라 많지 않은 용돈을 털어 옛 것을 사면서 유물과 인연은 맺은지 30여년이 넘었다.


당시 우표와 옛날 동전 등을 모으는 것이 취미였다. 그 때 샀던 곤방대를 지금도 가지고 있는 것을 기자에게 보여주었다.


특히 권 관장은 박물관을 세우기 전 시행과 건설업을 하는 CEO로 30여년을 보낸 경력도 이채롭다.


권 관장은 건설사 사장으로 재직시 술 담배는 물론 골프 등도 하지 않아 “과연 저런 사람이 어떻게 건설업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위 말을 들을 정도로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다.


권 관장은 “강동구에서 건설업을 하면서 구청에 한 번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누구에 로비를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CEO 였다.


스스로도 불의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고 말할 정도로 고집스러워보였다.


이런 성격의 권 관장이 유물 수집에는 열성적이었다.


건설업 사장 시절 하나에 5억원 나가는 유물 하나를 사고는 몇 달을 흥분속에 살았다고 밝힐 정도로 ‘유물에 미친 사람’이다.


스스로 유물과 인연을 맺고 타고난 사람같다고 말할 정도다.


권 관장은 건설업을 하면서 수백억원을 번 재력가였다. 그러나 이 돈을 모두 동양문화박물관을 세우는데 투자했다.


권 관장 스스로 30여년을 귀족으로 살다 박물관 하면서 빈민이 됐다고 고백할 정도다.


개인 사업 할 때는 모두 개인 재산이었지만 이젠 박물관도 개인이 아닌 법인 재산이라는 것이다.


권 관장은 4년 전 이 집을 샀다. 그 후 건설업을 접고 직접 재개발 현장 등을 찾아 옛 기와를 가져와 담장을 쌓는데 꼬박 3년이 걸렸다.
3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고 말했다.


권 관장은 특히 청소년 역사 의식과 인성 교육, 좌우명 갖기 운동을 펼치는 등 젊음이들 정신운동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어 향후 이런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인터뷰]권영두 관장 “역사 의식 살아 있는 박물관 만들겠다”


권영두 관장은 “조선시대 청백리 표상인 고불 맹사성 정승이 사시던 집터라 의미부터가 남다르다”며 “역사 의식과 예술혼이 살아 있는 공간,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준비해 개관하게 됐다”고 박물관 개관에 대한 의미부터 밝혔다.


권 관장은 “관람객들의 적극적 참여와 체험을 통한 소통의 문화공간, 문화 예술과 인간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박물관의 역할과 가치를 새롭게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권 관장은 청소년들이 박물관에 들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즉 재미 있으면서도 느낌이 가는 박물관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물관은 유물 전시도 중요하나 투호놀이 제기차기 승전도 놀이 떡 만들기 민화그리기 목공예 체험 등 체험프로그램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권 관장은 북촌 동양문화박물관을 유물 전시 30%, 체험 30%, 교육 30%로 채우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권 관장은 “아이들 인성은 어려서 형성된다”면서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우리의 문화 정체성을 분명히 가질 수 있도록 교재 등을 만들어 교육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관장은 북촌 한옥마을에 대한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권 관장은 “북촌 한옥마을이라는 이렇게 좋은 문화유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관광자원화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중앙정부나 서울시, 종로구청 등이 나서 몇 군데 한옥마을을 매입해서 외국인들이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할 것을 주문했다.


또 지금 한옥들은 가정집이어 외국인들이 집에 들어가 볼 수 없어 그냥 지나가면서 외관만 보는 관광에 그친 점을 아쉬워했다.


이와 함께 개방된 화장실과 쉽터 등도 몇 군데 마련하면 외국인들이 북촌 한옥마을을 한결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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