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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분쟁넘어 추억담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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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현 3구역 조합원 한지원씨와의 인터뷰

"이익만 좇는 조합 이미지 벗고 아이들에게 문화전달"


서울에는 재개발 현장이 백여개가 넘는다. 지금도 수많은 달동네, 낙후 지역들이 하루 아침에 고층아파트촌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재개발 현장마다 분쟁과 갈등이 허다하다. 다 개발 이익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 북아현 3구역 주민들의 작은 운동이 눈길을 끈다. 다름 아닌 '동네기록사업'이다.


북아현3구역은 3년 이후 재개발 공사가 들어가는 지역이다. 조합설립인가와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현재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앞두고 있다.

사라질 마을의 흔적을 기억하고자 '동네기록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인 한지원씨(사진)를 만났다.


한지원씨는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주부다. 그는 4년 전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다. 지금까지의 재개발 과정들을 지나오면서 한씨는 본인이 조합원이긴 하지만 시간의 켜를 간직한 마을의 모습과 문화가 사라진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따라서 한씨는 동네의 모습을 기록했으면 했다. 처음해보는 일이라 이런 일들을 하고 있는 단체들도 조사해봤다. 그 과정에서 3년전부터 재개발지역 기록사업을 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문화우리를 알게됐고, 한씨는 직접 단체에 문의해 자신의 마을에도 기록사업을 벌이길 요청했다.


이런 취지에서 진행 중인 '동네기록사업'은 앞으로 인근 경기대학교 외벽에 동네미니어처 달기, 주민이 함께하는 워크숍과 세미나,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우리마을 신문만들기' 프로그램들로 이뤄질 예정이다. 최근까지 한씨는 기록에 참여하는 문화우리 자원봉사자들을 인솔하며 북아현3구역을 두 차례 답사한 바 있다.


아직은 시작단계이고 마을 주민들에게도 더 관심을 유도해야겠지만 한씨는 강한 사명감보다는 "긴장풀고 재밌게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전한다.


한씨는 "조합이란 곳이 이익만 쫓고 재개발이 건설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는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었다. 내용적으로도 가옥주, 세입자를 비롯해 주민 의견이 더 반영되고, 문화·사회·교육적인 고민도 나누길 바란다"며 '동네기록사업'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 운동이 마을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가치를 발견토록 하는 현장교육이 됐으면 하는 것도 한씨의 한가지 바람이다.


그는 "내 동네도 모르면서 글로벌 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실제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스스로 설립하지 않으면, 세상에 휩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자식을 둔 부모 세대로서의 반성도 이어졌다. 한씨는 재개발은 본래 낙후된 시설을 정비하고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라는 좋은 취지가 있음에도 절차와 방식에 헛점이 있고, 사람들의 의식에는 내 재산이 더 부풀려지길 바라는 욕심도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진보를 말하면서 생활은 수구적으로 하고 한편에서는 모두가 같이 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게 지금의 엄마들이 생각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한씨는 희망을 품어본다.


"엄마들이 변하고 있다. 그 마음속엔 움직임이 있고, 1, 2년안에 세상의 모습이 변하기 힘들겠지만 이런 마음들이 실천이 돼 사람들이 동참하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한씨는 이어 재개발을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면서 긍정적 대안을 마련해 보자고 제안했다.


한씨는 "항상 어느 한쪽 편에 서다보면 풍선효과가 난다. 원하는 걸 한꺼번에 얻으려하지 말고 서서히 접근하면서 사안에 관여된 이들의 다양한 면을 살펴보자"라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약자와 강자를 단순하게 나누고, 서로 대결하면 문제해결이 힘들다"고 말했다.


가옥주 중에는 오래 살다보니 장부상의 집값만 오른 사람, 추가부담금이 과중해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또 세입자 중에는 강남에 집을 놔두고 전세나 월세로 생활하는 사람, 조합원 가족인 경우도 있다. 보증금 없는 월세인 소위 '깔세'로 살아가는 일용직 노동자, 독거노인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 대한 대책은 오히려 더 없는게 현실이다.


더불어 한씨는 재개발에 대한 세밀한 접근을 강조하면서 '마을이 재개발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공유할 수 있는 주민교육과 마을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의 소통이 더 이뤄지길 소망했다.


한편 북아현뉴타운지구 안에 속해 있는 북아현 3구역은 현재 토지 및 주택 소유자가 2600여명으로, 세입자는 2000여명으로 구성돼있다. 앞으로 3년 후 롯데건설·GS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착공해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3400여 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임대가 700여 가구로 역세권 및 도심의 직장인과 학생을 배려한 일인가구 원룸형 주택이 마련될 예정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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