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스캔들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카사노바' 덕에 성 추문을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섹스 스캔들이 인터넷과 모든 신문의 톱을 장식하고,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나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화려한 여성편력으로 명성을 떨친 '조반니 자코모 카사노바'를 낳은 이탈리아인만큼 대수롭지 않은 분위기로 몰고 가는 분위기다.
올해로 72세가 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22일 섹스 스캔들과 관련 "나는 성인(聖人)이 아니다"고 변명하는 한편, 1개월 전에는 언론의 성 추문 보도에 대해 "이탈리아인들은 나를 좋아한다"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현재 세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남은 4년간의 임기 동안 연립 정권의 결속을 다지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야당의 내분과 신뢰할만한 리더가 없다는 점이 그의 정치생명을 연장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그의 섹스 스캔들도 유야무야 덮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여론조사 회사인 SWG의 마우리지오 페사토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너무나 지저분한 스캔들"이라면서도 "현재 상황에서는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대신할 만한 인물이 없다. 그는 정치적 안정을 보증하고 있다"고 두둔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 주지사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정치가들이 한때의 불장난으로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는 미국과 달리, 이탈리아에선 지도자가 결혼이라는 제도를 공공연하게 경시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베티노 크락시 전 이탈리아 총리 역시 가끔 내혼녀와 여행을 떠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스캔들은 지난 4월 부인인 베로니카 라리오 여사가 이혼을 청구하면서 불거졌다. 총리가 모델 지망생인 노에미 레티지아의 18세 생일 파티에 참석한 것을 이유로 부부싸움이 잦았던 것.
이달 들어선 레스프렛소가 웹사이트에 자칭 사교계의 여왕으로 통하는 패트리지아 닷다리오와 총리의 부적절한 과거사를 들춰내기 시작했다. 닷다리오는 로마에 있는 총리 관저에 작년에 두 차례 방문, 11월 4일에는 하룻밤을 보냈다고 떠벌렸다고.
섹스 스캔들과 함께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해 IPR마케팅이 7월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지지율이 49%로 5월의 53%를 밑돌았다. 이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지지율의 약 2배이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지난해 5월 재등판 이후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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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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