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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로봇도 기대하세요"

농기계 폐품 활용 '로봇아저씨' 주복동 씨

10여년 제작.. 설치작품 140여점 보유
프로 못잖은 섬세한 표현 미술계 주목
광주시립미술관서 관람객 만남 예정


"와! 로봇이다." 광주시립미술관 어린이 갤러리에 가면 '뚝딱뚝딱 쓱싹쓱싹 정크아트'전(10월 25일까지)에 출품된 신기한 로봇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곳에 설치된 로봇들은 미술을 전공하거나 과학을 전공한 전문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농기계 수리상의 작품이기 때문에 눈길을 끈다.

전남 강진군 작천면 평리에 거주하며 30여년째 농기계 수리점을 하고 있는 주복동(59)씨가 화제의 주인공으로 오는 22일 오후 3시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어린이를 비롯한 관람객들과의 만남 및 사인회가 예정돼 있다.


폐농기계 부품이라는 이색적 소재를 활용해 로봇이나 공룡, 펭귄 등의 작품을 제작해 미술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주씨는 사실 미술경력자나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 기성 작가들 못지 않은 설치작품을 내놓고 있다.

이미 지난 2001년부터 농기계 수리점에 쓸모없이 쌓인 폐품들의 처리에 골몰,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다가 경운기 핸들로 사람을 제작해보면서 본격적으로 농기계 폐품을 활용한 작품 작업에 돌입했다.


이후 주씨의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어왔기 때문에 현재 그를 농업종사자로만 보기는 힘들 터.


9년 동안 작업을 해 모아진 작품만도 130여점에서 140여점 정도에 이른다. 그의 작품들은 동물이나 권총, 로봇 등 크게 세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그렇다고 그냥 만들어지는 대로 작품을 마무리하는 법은 없다. 나름대로 치열한 고민을 거듭해 마음에 흡족한 작품들만 전시목록에 들여놓는다. 이는 프로의식이 남다르다는 이야기다.



그는 완성된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파기할 정도. 이에 대해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셔버린다. 작품이 내 마음에 들어야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들고 인정을 받는다"라고 설명해 작품에 대한 프로의식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10여년째 활동을 해왔지만 결코 자기 자신에 대해 관대하지는 않다. "작품이라는 것은 자기 개성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 나는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나만의 개성이다. 나도 작가다 그런 마음은 없다. 내 하고 싶은 마음만 연출했을 뿐이다"라고 밝힌다.


다만 농기계를 수리하는 곳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비좁은 작업장과 작품수가 많아지면서 보관도 어렵고 인근 터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데다 맨 흙바닥이어서 보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능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움직임이 많고, 여러 가지 기능을 할 수 있는 작품들을 해보고 싶다"는 주씨는 "생활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어서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몸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작품활동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이나 중국 산동성 등지에서도 작품문의가 이뤄진 바 있다는 주씨는 울산시 북구문화원 쇠부리축제와 전남 농업박람회 기술원,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서울이나 인천 각 시군, 백화점 등 다양한 공간에서의 다수 초대전에 참여한 바 있다.


농기계 수리점 대표이기 전에 로봇 아저씨로도 통하는 주복동씨의 작품에 대한 열정은 기성 작가들 못지 않아 추후 폐품을 활용한 작품들이 어디까지 진화할 지 주목되고 있다.

광남일보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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