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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바비브라운 '루나'를 만든 남자



"하루에 몇 번씩 회의를 하고 자정전에는 집에 들어가 본 적도, 주말도 잊은지 오래지만 루나 대박에 힘이 납니다"

홈쇼핑 최고의 대박 상품 루나를 만들어 낸 나병우 GS홈쇼핑 MD(차장)의 입에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루나의 히트가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GS홈쇼핑 관계자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 루나는 오는 10월을 기점으로 누적매출 10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루나가 홈쇼핑에서만 판매되는 홈쇼핑 단일판매 상품이라는 점에서 볼 때 놀라울만한 성과인 셈.

홈쇼핑에서 MD란 머천다이저의 약자로 상품기획자를 말한다. 루나를 총 기획한 사람이 1970년생 남성인 나 차장이라는 사실은 다소 의외. 거기다 나 차장은 대학시절 경영과는 거리가 먼 화학 전공자였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화장품을 내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대학을 졸업하던 시기에 연구소에서 연구원을 뽑는다고 해 지원을 하게 됐다는 것.

지난 1997년 LG생활건강 화장품 연구원으로 처음 화장품과 인연을 맺은 그는 곧 본사로 올라와 색조 전문 브랜드인 '캐시캣' 개발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명칭도 정해지지 않은 상품 개발에 브랜드매니저로 참여하다보니 연구소 업무보다 소비자와 더 가까운 직무에 훨씬 더 큰 재미를 느꼈다. 그리고 그 동안 쌓아온 자신의 화장품 개발과 브랜드매니저라는 커리어로 상품을 직접 만들어 팔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그는 지난 2004년 GS홈쇼핑과 인연을 맺었다.

홈쇼핑에 오고 나니 자연스럽게 넓어지는 것은 인맥이었다. 조성아 원장 뿐 아니라 함께 루나를 기획한 애경에는 과거 LG생활건강에서 같이 근무하던 선배가 팀장을 맡고 있었다. 셋 사이에서 '색조전문 아티스트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길게는 한달에 한번,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미팅을 거듭하기를 1년 반. 그렇게 루나가 탄생했다.

그는 "루나 기획하는 동안 참여자들 모두 하루 몇 시간씩 회의는 기본이고 잠도 제대로 자본 적 없을 정도로 몰두했다"고 회상했다.

제품이 탄생했으니 이제는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해야 했다. 컨셉은 최근 가장 화두인 '동안(童顔)'. 여기에 루나와 다른 제품의 차별점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부각시켰다. 운영적인 면에서는 3개월마다 신제품을 내놓는 방식을 이용했다.

나 차장은 루나의 성공요인으로 "'메이크업 전문가'가 직접 화장법을 보여주고 제품을 개발했다는 점이 신뢰성을 높여 소비심리를 자극한 것"을 꼽았다.

루나의 대박을 뒤로 하고 현재 그는 오는 9월말 출시를 예정으로 헤어시장에서의 새로운 제품 기획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루나가 바비브라운과 같은 모델이라면 지금 기획 중인 브랜드는 비달사순처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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