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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풍류따라 떠난 주천강의 여름풍경2

저 초록빛 세상이 무릉도원인것을...
풍경 하나=풍류객들이 즐긴 천렵 삼복더위 훌훌
풍경 둘=굽이치는 주천강 내려보며 세상시름 잊고
기암절벽을 휘돌아 흐리는 강물은 초록빛 물보라를 일으키고 숲속의 나뭇잎들은 진초록빛 생명을 뿜어내고 있다. 여름이면 족대하나 들고 천렵나선 아빠와 아이의 함박웃음이 가득하고 강물에 기댄 정자에 앉아 세상시름 앃어내는 풍류객들로 북적인다. ";$size="510,382,0";$no="2009070910455521638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날씨가 무척 좋은 것 같아 아이불러 고기잡이 나서자고 하였다/ 한 손에는 고기그물 들고, 한 어깨에 낚시얼레 메었다ㆍㆍㆍ/잡고 또 잡아도 힘든 줄 모르고, 호미로 김매듯 고기를 잡는다/ 잠깐 만에 대그릇에 가득 찼는데ㆍㆍㆍ/ 여러가지 섞어 매운탕 끓이고 물리도록 밥 먹고 술잔을 기울인다/ 노래 부르며 천천히 돌아오니 어둠이 숲에서 다가오네"

조선시대 재상인 이단하(1625~1689)가 노래한 천렵(川獵)에 관한 시다. 생각만 해도 즐겁고 흥겨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시를 읽으면 옛 조상들이 즐긴 천렵에 함께 끼어든 기분이다.

모름지기 풍류 꽤나 안다는 이들도 천렵을 통해 여름 무더위를 즐겼을 정도로 여름에는 천렵이 곧 풍류이고 풍류가 곧 천렵인 셈이다.

초복을 앞둔 여름날. 강원도 횡성군 태기산에서 발원한 영월 주천강을 찾아 나섰다.
영월은 유난히 강이 많이 곳이다. 물이 합쳐지며 몸을 불릴 때마다 주천강, 평창강, 서강, 동강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흘러내려간다. 그 물줄기를 따라 물고기와 다슬기떼가 노닐고 기암절벽과 정자들이 풍류객을 유혹한다.

이처럼 주천강은 옛 조상들의 풍류를 즐기며 어릴적 천렵의 추억과 정자에 앉아 세상시름을 훌훌 털어 버릴만 한 곳이다.

#풍경 하나=풍류객들이 즐긴 천렵 삼복더위 훌훌

술샘이 있는 강이란 뜻을 가진 주천강(酒泉江)은 천렵의 별천지다. 천렵은 냇가에서 고기잡이를 한다는 뜻이지만 낚시와는 내용면에서 다르다.

개울에서 수영도 즐기고, 배가고프면 잡은 물고기로 구이나 찌개를 해먹는다. 고기잡이보다는 놀이에 더큰 의미를 둔다. 강가에서 먹고 노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여름에 가장 어울리는 소박한 놀이인 셈이다. 지금도 그 전통이 남아있다.

주천강에선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난다. 은빛 물비늘이 황홀한 강심에선 피라미 떼가 왔다갔다 여름을 노래한다.

천렵이 가장 성행하는 곳은 무릉리 일대. 깊이가 무릎 정도밖에 되지 않고 물흐름도 세지 않다. 강이라기 보다는 개울에 가깝다.

고기를 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방법은 족대를 이용하는 것이다. 2~3명이 한조가 돼 한명이 족대로 바위 밑을 쑤시면서 고기를 기다리고 다른 사람은 발로 고기를 몰아간다.

그 다음은 간단하다. 족대를 들어올리기만 하면 된다. 그물에는 어김없이 피라미, 쉬리, 퉁가리 등 물고기 열댓마리가 들어 있다.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낚싯줄에 가짜 파리 미끼를 달아 낚싯줄을 끌었다 풀었다를 반복하다 보면 피라미가 술술 올라온다.

물살이 하얗게 부서지는 여울에서 족대와 씨름을 하다보면 어느새 강변 미루나무 꼭대기에 걸린 조각구름이 붉게 물든다.

잡은 고기는 튀김으로 먹어도 맛있고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도 된다. 도리뱅뱅이도 유명하다. 살짝 말린 고기에 갖은 양념을 발라 프라이팬에 빙 돌려 구워먹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풍경 둘=굽이치는 주천강 내려보며 세상시름 잊고

주천강에서 즐기는 풍류는 천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경승지를 찾아보는 맛도 그만이다.

그중 요선암과 요선정은 주천강의 경치를 말할 때 가장 먼저 꼽는 명소다. 수주면 무릉리, 법흥사 골짜기 들머리 부근이다.

강으로 내서러면 시조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로 유명한 조선시대 명필 양사언이 바위에 이름을 새겼다는 요선암(邀仙岩)의 기기묘묘한 절경을 두루마리처럼 펼쳐 놓는다.

각양각색의 바위들 사이로 잘 다듬어진 욕조같은 웅덩이들이 무수히 깔려 있다. 오랜 세월 물살에 깎이고 패인 500평 넓이의 화강암 반석엔 욕조를 닮은 돌개구멍들이 신비감을 더한다.

선녀들이 목욕을 했다고 해서 선녀탕이란 이름을 얻은 돌개구멍은 어른들이 강심에서 다슬기를 주우며 천렵의 추억을 즐기는 동안 아이들이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동심의 수영장이다.

미륵암 뒤로 소나무 숲길을 오르면 절벽 끝에, 작지만 아름다운 정자 요선암이 있다.

정자 옆엔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고려시대 마애여래좌상과 작은 석탑이 있다. 3m를 넘는 마애여래좌상은, 얼굴은 양각되고 몸체는 음각된 독특한 모습이다.

마애좌상 뒤편의 바위에 올라 뿌리를 내린 옹골찬 소나무 아래로 굽어보이는 주천강의 정취가 빼어나다. 강줄기와 돌다리, 물길 옆으로 이어진 찻길이 아득하게 펼쳐지고 저 멀리에선 천렵으로 잡은 고기를 끓이는 연기가 정겹게 피어난다.

주천강(영월) 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으로 가다 만종IC에서 중앙고속도로 이용, 신림ㆍ주천 나들목을 나와 88번 지방도를 타고 20분쯤 달리면 주천면이다.

△먹거리=주천강을 찾았다면 영월의 대표 맛집인 다하누촌(1577-5330)을 빼놓을 수 없다. 정육코너에서 당일 도축한 1등급 쇠고기를 구입해 인근 식당에서 상추 등 상차림비를 내고 직접 구워먹을 수 있다. 저렴하게 질 좋은 한우를 맛 볼 수 있어 주말이면 주천면이 외지에서 오는 차량들로 북적인다.

주천면에서 서울로 돌아서오는길에 만나는 황둔면에는 전통 쌀찐빵점이 많다. 출출한 배를 부드럽고 고소한 찐빵으로 달래볼만 하다.

△볼거리=5대 적멸보궁의 한 곳인 법흥사가 요선정에서 가깝다. 또 한반도 지형을 닮은 선암마을과 단종의 한이 서린 유배지인 청령포, 단종이 묻힌 장릉 등도 영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들이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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