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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고개 든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논란

'朴게이트' 김종로 검사 재판
검찰 "관련자 구두로만 조사"
부실수사·제식구 감싸기 논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사 완화를 위해 힘을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종로 부산고검 검사 재판에서 검찰이 사건 핵심 관련자들을 구두로만 조사하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 기록도 작성 해두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혐의 입증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련자 수사를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구두조사로 끝낸 것을 두고 검찰이 김 검사가 빠져나갈 구멍을 스스로 만들어준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제 식구 감싸기 수사'란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홍승면 부장판사)는 8일 오전 김 검사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검사 변호인은 "검찰이 작성한 수사 기록에는 김 검사가 박 전 회장 부탁을 받고 연락을 했다는 검사와 박 전 회장을 통해 청탁을 했다는 황철곤 마산시장 등에 대한 수사 내용이 빠졌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검찰이 수사를 안 했을 리는 없을텐데도 내용이 없는데, 변호인으로서는 관련자 조사 결과가 공소 사실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기록이 있다면 이를 건네달라고 요구했다.


변호인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검찰은 "(관련자들을)구두로만 조사했고 따로 수사 기록을 만들어두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검사는 지난 2005년 박 전 회장에게서 당시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황철곤 마산시장이 선처 받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미화 5000달러를 받은 혐의다.


그는 이밖에 2007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된 박 전 회장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수사가 간단하게 끝날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또 다시 미화 5000달러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검사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는데, 이 혐의가 입증 되려면 주고받은 돈에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있었는지가 가려져야 한다.


결국 김 검사가 박 전 회장 청탁을 받고 사건 관련 검사들에게 연락을 해 황 시장이나 박 전 회장 수사에 관한 얘기를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재판의 핵심이다.


한편, 현직 검사가 범죄에 연루돼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것은 지난 2002년 '이용호 게이트' 수사정보 누설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김대웅 전 광주고검장 이후 7년 만이다.


김 검사는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돈을 일부 받은 것은 맞지만 청탁을 받은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다음 재판은 22일 오전 10시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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