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인해 미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씨티그룹이 제휴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대폭 인상키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보너스 지급에 대한 대중의 따가운 여론이 가시기도 전에 또 한 차례 빈축을 산 것.
씨티그룹은 시어스와 메이시 등 대형 유통업체들과 상표 제휴를 통해 현재 미국 내 1300만∼1500만명에 달하는 제휴 신용카드 가입자를 보유 중이다.
씨티그룹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계획은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미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대대적인 금융규제안과 최근 씨티그룹 직원들의 급료인상안 추진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
라이트스피드 리서치가 내놓은 통계자료에 따르면 씨티그룹 제휴 신용카드 소유자들은 올해 1∼4월 중 사용한 결제대금 전액을 월말에 지불하지 못할 경우, 평균 24%, 적어도 3%에 달하는 수수료 인상분을 추가로 부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 측은 이번 수수료율 인상안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지만 정통한 소식통은 내부 문건을 통해 인상안이 추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은 금융위기를 촉발한 주체 중의 하나로 신용카드 사용자들이 지목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지난 2월 씨티그룹이 사실상 국유화된 이후, 투자자들이 정부의 새 금융규제안을 회피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씨티그룹의 수수료율 인상폭은 경쟁사들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씨티그룹과 관계된 한 소식통은 "씨티그룹의 경우, 경쟁사에 비해 제휴카드 가입자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크다 보니 이번 인상안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씨티는 자본 확충과 부채 탕감을 위해 자체 금융상품과 제휴카드 사업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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