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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째 생존..존엄사 대상 여부 논란

대법원의 예상과는 달리 김 할머니(77세)의 장기 생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김 할머니가 애초부터 존엄사 대상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지 만 하루가 지난 24일 오전 현재, 김 할머니는 정상 호흡과 혈압 등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입이나 발도 다소 움직이고 자가호흡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사망임박단계로 호흡기 제거와 함께 숨을 거둘 것"이라 판단했던 대법원 판결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직 후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이 처음 제기한 바 있다.

박 원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이 사망임박단계로 인정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결국 우리가 옳았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기획조정실장도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할머니는 일종의 '지나치게 앞서간 사례'"라며 "존엄사를 논하는 데 있어 애초부터 적절한 환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의료계가 주장했던 존엄사는 '말기암 환자와 같이 특정 질병으로 인해 회복가능성이 없는 경우 심폐소생술 등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었으나, 김 할머니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윤 실장은 "김 할머니와 같이 갑작스런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경우 언제든 회복가능성이 있고, 현장에서 지켜본 의료진(세브란스병원측)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며 "이런 상황을 내심 우려했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이 인공호흡기를 떼는 데 지나치게 집착해, 이 후 상황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들은 '연명치료 중지 지침'을 정하기 위해 23일 논의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9월 초로 예정된 확정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 전까지 존엄사 대상 및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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