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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백화점 빅3 '신경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인수전…유리한 고지 점하기 위한 심리전


강남 '금싸라기 땅'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을 놓고 매각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롯데ㆍ신세계ㆍ현대 등 백화점 빅3간 심리전이 거세다.

금호아시아나측은 아직 매물로 내놓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매각금액이나 절차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각 백화점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금호아시아나측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지분 매각을 추진중인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서초구 반포동 8만 7111㎡ 규모로 시가 4000억원 이상에 달한다. 현재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38.7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인수 요청을 받은 백화점들도 상대 백화점에 대한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인수 적정 가격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측 입장에서 볼 때 경쟁력 강화와 복합쇼핑몰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는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는 황금상권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지 인근에 자이, 래미안 등이 재건축 되면서 인구유입이 활발해지고 있고 9호선이 개통되면 상권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 입장에서 매물을 유리한 가격에 팔려고 하는 것은 당연할 일"이라며 "벌써부터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관련 주식의 거래가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등 매각 추진에 대한 호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측은 최근 현대증권을 주관사로 선쟁해 금호아시아나측에 인수 계획을 밝혔다는 소문에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분위기는 이와는 사뭇 다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롯데, 신세계와의 경쟁을 위해 점포 확대에 신경을 쓰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매물이 나오면 가장 먼저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과 압구정동 본점을 가지고 있는 현대백화점이 반포동에 또 하나의 점포를 운영할 경우 강남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그룹 자체 차원으로 볼 때 그동안 투자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자금 동원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신세계백화점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바로 옆 강남점과 더불어 강남 최고의 요지에 '신세계 타운'을 세울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측도 지금까지는 '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결코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이미 2년 전부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대한 사업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 백화점도 있다"며 "구조조정 압박과 자금 확보에 마음이 급한 금호아시나측과 상황을 기다리면서 싼 가격에 매물을 살 수 있는 백화점간의 심리전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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