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단독 국회에 야권 모두 반대..막판 세부안 타협점 찾나
장기표류중인 6월 국회 개원이 금주 중대한 분수령을 맞는다.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을 앞세워 22일 오후 단독 개회 관련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선다.
"시급한 법안이 쌓여 있는데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지도부와 당내 강경파들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국회 파행의 모든 원인은 민주당에게 있다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며 막판 대야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24일을 마지노선을 정한 한나라당의 단독 개회는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특검과 국정조사, 그리고 미디어법 처리 연기 등의 선결조건을 내건 민주당 뿐만 아니라 자유선진당 마저 단독 개원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야당의 등원없는 여당 단독 개회는 정치적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의 선행 조건은 잘못이지만 한나라당이 단독 개회한다고 바로 따라 들어가진 않는다" 며 "여당은 붙들고 싸우더라도 야당과 협상을 집요하게 해야 한다, 그런 노력없이 날짜 정하고 가는 것은 동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검찰이 잘했나 못했나를 떠나서 조사받던 전직 대통령의 자살로 인한 서거는 유감스런 일이라는 대통령의 유감표명은 있어야 한다"며 "박연차 리스트 관련 특검과 검찰제도 개선 특위 구성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윤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한나라당이 협상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워낙 당 입장 차이가 크다"고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 수석 부대표는 "한나라당의 단독 개원이 쉽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 다수결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며 "그건 맞설 수밖에 없다, 저지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강경한 입장을 대변했다.
한나라당은 야권의 이런 강경 대응뿐만 아니라 당내 쇄신위와 소장파의원들이 쇄신안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는 것도 고민이다. 따라서 이날 예정된 의총에서도 단독 개회는 난상토론이 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당내 초선 소장파를 대표하는 민본 21의 권영진 의원은 "국정조사와 특검은 들어와서 논해도 된다, 야당의 국회등원조건은 잘못됐다"면서도 "대통령 사과수준은 아니더라도 야당이 들어올 명분을 주는 통 큰 조치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쟁점이 되고 있는 미디어법안에 대해서도 "미리 당론을 정하고 양당 원내대표끼리 정치하면 안된다, 상임위에 맡겨야 한다"며 "근본적인 당론을 가지고 의원 개개인을 옥죄는 형태를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단독 국회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막판 강대강 대결을 이어가고 있지만 극적 타결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공전의 부담감은 여야 모두 인식하고 있는 터라, 막판 세부안에 대해 이견조율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것. 대통령의 사과는 촉구안으로 대체하고 선진당도 요구하는 만큼 특검과 검찰제도 개혁에서 타협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가장 시급한 법안인 비정규직법 관련 여야 협상이 진전 기미를 보이는 것도 협상 타결의 전망을 밝게 한다.
국회 환경 노동위의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원하면 고용이 안정되고 경제성장도 될 수 있다, 충분히 합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원진 한나라당 간사도 "5인 연석회의가 비정규직 보호와 실업대란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늦어도 이번주 금요일까지는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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