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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빈자리 내가 채운다"

통합KT계열사 '적통' 공방

통합KT계열사 '적통' 공방
주력 자회사간 경쟁 본격화

지난 1일 '통합KT' 출범 이후 KT그룹내 20여개 계열사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KT(대표 이석채)가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나 자회사 등을 구조조정할 것이라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그룹의 '적통(?)'을 내세운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형국이다.

규모 매출 등에서 확실한 '넘버원 자회사'로 꼽히던 KTF가 KT에 합병돼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놓고 자회사간 쟁탈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그룹의 자회사인 KT파워텔 권행민 사장은 지난 9일부터 3주간 일정으로 전국 10개 사업장 및 대리점을 방문하는 '현장경영'에 뛰어든 상태다.

권 사장의 이번 행보는 영업 일선의 목소리를 경영전략에 반영하고 임직원들과 교감을 높이자는 의도를 담고 있다.
 
공교롭게도 KT네트웍스 한훈 사장도 9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전국 6개 지역본부를 방문해 현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한 사장은 위축된 대외 경영환경에서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찾고 영업 일선 현장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스킨십 행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KT네트웍스는 그룹내 네트워크 및 IT서비스 전문기업으로 'IT 컨버전스 사업'에 필요한 모든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신성장 엔진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력 자회사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KT그룹의 한 임원은 "자회사 신임 사장의 현장경영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이를 화제로 삼는 것은 과거 KT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라며 "그만큼 자회사들간에 '적자생존'과 같은 녹록치 않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사례"라고 전했다.
 
그룹내 자회사 '빅3로' 불리는 KTH도 최근 그룹 콘텐츠사업의 가교역할을 한다는 목표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나섰다. 서정수 KTH 신임 사장은 중복되는 사업은 통합으로 시너지를 높이고 주변사업은 축소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기존 콘텐츠 플랫폼에 영상미디어를 통합한 플랫폼사업부문을 신설하는 한편 인터넷 포털 '파란'과 모바일을 통합해 업무 효율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KTH관계자는 "자회사 1위였던 KTF가 그룹에 통합돼 없어지면서 바통을 받아 2인자 반열에 오르려는 자회사들이 경쟁하는 모양새"라며"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회사들의 그룹과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그 어느때보다 경쟁적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석채 회장은 이달 초 '통합KT' 출범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회사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정할 것은 조정하고 키울 것은 키워 기능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언급, 자회사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또한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존재 가치가 무의미해 진다"고 언급하는 등 통합KT 출범 이후 고강도의 계열사 구조조정 의지를 강조해왔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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